응암동성당 게시판

“목사님! 장애인 비하용어 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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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exceptional] 쪽지 캡슐

2001-10-09 ㅣ No.2004

△ 교회 상대 캠페인 펼치는 대구장애인협회 송덕준 실장(32세)

 

“신부님 그리고 목사님, 설교하실 때 제발 장애인 비하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종교단체를 상대로 장애인 비하용어를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대구시 지체장애인협회 송덕준(32·사진) 기획실장은 “아직도 절뚝발이, 불구자, 문둥이, 소경, 앉은뱅이 같은 용어가 일부 종교단체에서 그것도 지도자들이 신도들을 상대로 설교할 때 버젓이 사용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몇차례 성경 개정작업을 거치면서 성서 속에서는 비하용어를 많이 없앤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일선 교회에서는 여전히 관행처럼 벙어리, 소경 등의 말이 쓰여지고 있습니다.”

 

대구지체장애인협회는 앞으로 스티커 1만여장을 만들어 대구지역 교회 등에 나눠주고 동성로 등 대구 도심에서 거리캠페인을 벌여나갈 계획도 세워놨다.

 

또 16개 시·도 지체장애인협회에 동참해달라는 협조공문을 보내 이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소경은 시각장애인, 벙어리는 청각장애인으로 불러달라는 캠페인을 앞으로 꾸준히 펼쳐나갈 겁니다. 먼저 대구시민들을 이해시키고 다음에 종교단체에 시정을 요구하겠습니다.”

 

그는 “하느님께서도 장애인을 일반인과 꼭같이 사랑하실 걸로 믿고 있다”며 “사람들이 성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인권문제까지 생각하지 못했고, 그 실수가 90년 동안 이어져오고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2001-10-09,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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