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병모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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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모 [leebm] 쪽지 캡슐

1999-07-31 ㅣ No.153

  늦은 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자전거를 탈 때 까지는 비가 조금씩 밖에

 안와서 그냥 타고 와도 되겠거니 했는데 조금 나서다 보니 비가 엄청 쏟아진다. 그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탔다. 물론 한손에 우산을 들고 아주 천천히 자전거를 몰았다.

 평소에는 그저 빨리만 몰던 그 길인데 이러게 조용한 밤길을 우산 속에서 천천히 타고

 있자니 일상 보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우산 속에서의 아늑함을 즐기며

 내리는 비는 아랑곳 없이 자전거를 탔다. 다른 사람이 보면 비가 이렇게 오는데 무슨

 청승인가 하고 비아냥거릴 수도 있겠건만 나는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이 길을 달려간다.

 이런 것이 아닐까? 어떤 마음으로 이 길을 가는가에 따라 청승 맞은 길이 될 수도 있고,

 평소에 못 느끼던 차분함과 평화를 즐길 수 있는 것...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 이리라.

 어떠한 역경에서도 좌절하지 않음과 즐길줄 아는 여유... 이것이 삶을 살만한 것으로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하고 이 아침에 잠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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