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성당 게시판

내 혼에 불을 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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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순 [husac3] 쪽지 캡슐

1999-01-20 ㅣ No.33

 

 

                        내 혼에 불을 놓아

 

 

                                 이해인

언제쯤 당신 앞에 꽃으로 되겠습니까?

불고싶은 대로 부시는

노을 빛 바람이여

봉오리로 맺혀 있던

갑갑한 이 아픔이

소리없이 터지도록

기다림에 초조한

내 비밀스런 가슴을 열어 놓고 싶습니다.

나의 가느다란 꽃술의

가느다란 슬픔을 이해하는

은총의 바람이여.

당신 앞에 "네"라고 대답하는 나의 목소리는

언제나 떨리는 3월입니다.

고요히 내 혼에 불을 놓아

꽃으로 피워내는 노을 빛 바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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