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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9 아름다운 쉼터(사랑이 사랑을 만드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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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01-09 ㅣ No.185

 

사랑이 사랑을 만드는 세상

- 이건복 신부-

 

2년 전 저를 참으로 사랑하셨고 이 땅의 모든 사제를 위하여 특별한 지향을 가지고 평생을 기도하던 고모 수녀님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연세가 드시고 얻은 폐암으로 1년여 투병 생활을 하다가 하느님께 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헤어짐이나 이별의 고통보다는 아름답고 행복한 선종 안에서 감사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종하시기 일주일 전 마지막으로 조카 신부인 저에게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청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수녀님께서는 모든 것이 고맙고 감사하다시며, 세상에서 수녀로 사는 동안 그 어떠한 아쉬움도 없이 살게 해주신 예수님께 감사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동안에 당신과 함께 생활한 수도회 장상 수녀님들과 동료 수녀님들, 후배 수녀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셨습니다.(이 자리를 빌려 고모 수녀님과 함께해 주셨던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수녀회 모든 수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를 희망하고, 후손들한테는 명예롭고 위대한 조상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물론 후손들에게 훌륭한 업적을 남겨 존경받는 위대한 인물로 남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그러한 일을 맡겨주시고 일을 성취할 수 있도록 섭리하신 하느님보다 자신의 이름이 앞서 불려서는 안 될 일입니다. 더욱이 공적으로 교회를 위해 부름을 받고 이에 응답한 교회 봉사자들은 더 많은 하느님의 은총을 부여받은 사람들이기에 하느님 앞에 더 겸손하고 자신을 낮추어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요한 세례자처럼 예수님을 올바로 알아뵙고 예수님의 앞길을 열어드렸듯이, 우리도 우리를 통하여 하고자 하시는 예수님의 뜻을 잘 헤아리며 살아야겠습니다. 오늘따라 참으로 아름답고 겸손하게 한 생을 마무리하신 고모 수녀님, 당신을 기억하기보다 예수님의 사랑을 당신 안에서 기억하게 되기를 바라셨던 아름다운 겸손을 배우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고모 수녀님, 천국에서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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