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한 발짝 떨어져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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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춘 [pyc75] 쪽지 캡슐

2002-04-13 ㅣ No.8264

[박종하의 창의력 에세이]한 발짝 떨어져 보자 ..

 

 

[퍼즐 하나] What is it?

 

 

It is greater than God.

It is more evil than the Devil.

Poor people have it. Rich people need it.

If you eat it, you will die.

What is it?

 

 

사실 나는 영어를 잘하지 못할 뿐더러,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문제는 반드시 영어로 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작은 부분이라도 놓치지 않는 성격의 사람이라면 영어로만 문제를 내야 한다는 것이

 

결정적인 힌트가 된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이 문제를 친구에게서 듣고 나는 Time(시간)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나는 마지막 문장부터 거꾸로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죽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시간이 많지만,

 

부자들은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항상 바빠서 시간이 부족하다.>

 

이렇게 Time(시간)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더니, 반 이상의 내용이 설명 되었기 때문에 나는

 

더욱 더 Time(시간)이라는 단어에 집착하였다.

 

 

<어차피 이런 문제는 유일하게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생각을 상황에 맞게 잘 주장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나는 계속 Time(시간)의 의미를

 

생각했다. 그리고 어거지로 <때때로 시간은 신보다 위대하지만, 가끔은 악마보다

 

사악하다.>는 말도 안 되는 철학을 읊었다. 그리고 혼자서 생각했다.

 

<아주 좋은 말이군. 좋은 내용이야… 음!>

 

 

나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물으면 철학적인 답을 생각한다.

 

신보다 위대하고 악마보다 사악한 것을 찾으려고 애쓴다.

 

그리고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으로 특정 단어를 떠올린다. 일단, 자신이 마음에 어떤

 

단어가 구체적으로 생각나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는 그 단어가 왜 이 문제의 답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자기 나름대로의 철학을 펴기 시작한다. 그리고 모두들 철학자가 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문제가 아니라, 상징적으로 접근하는 문제다.

 

상징적으로 접근한다는 의미는 단순하게 의 자리에 어떤 단어를 넣어서 의미가 통하게

 

만드는 것이다. 단순하게 단어를 대입하는 것이다. 일종의 단어 게임과 같은 것이다.

 

먼저문제의 해설을 보자.

 

 

[It is nothing.]

Nothing is greater than God.

Nothing is more evil than the Devil.

Poor people have nothing. Rich people need nothing.

If you eat nothing, you will die.

 

 

이 문제는 이라고 단순히 대입하면 된다.

 

이 문제를 이라는 단어를 단순하게 다른 단어로 치환하는 것이라고 생각치 않고

 

철학적인 의미를 찾으려 한다면 상황은 매우 어려워진다.

 

철학적으로 신보다 위대하고 악마보다 사악한 것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당신은 그런 것을 찾을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이 당신의 철학을 이해할지는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에 대하여 한가지 방향으로만 관찰하고

 

생각한다. 때때로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도 무언가에 사로잡힌 사람들처럼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다.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긴다고 말하면서도 언제나 항상 틀 안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이제부터 한 발짝 떨어져서 보는 연습을 하자.

 

열심히 생활하며 살면서도, 가끔씩은 한 발짝 떨어져서 나 자신과 나의 문제들과 나에게

 

찾아온 기회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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