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동성당 게시판

[광수생각]과연,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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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mayo] 쪽지 캡슐

1999-04-08 ㅣ No.209

사순시기에 저는 이런저런 일로 상당히 심란했습니다.

그러더가 성금요일 전례를 무사히 마치고 부활대축일도 기쁜 마음으로 보냈죠, 물론 그 뒷풀이도 좋았구요. 그러나 작년 끔찍한 장마철을 연상시키는 날씨와 비가 내렸습니다.

아울러 나의 기분도, 아니 마음도 천둥속에 내리는 비속에 내던져졌습니다.

내가 믿는, 절실히 믿었던 사람들에게서  뻔히 아는 사실을 거짓으로 보았던 것이죠.

'나한테 이럴수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들을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원망은 나에게로 돌아왔습니다.

내가 그들에게 먼저 진정으로 대했는가?라는 반문이 생기더군요.

 

하도 답답해서 부활시기가 끝나는 부활7주일까지의 복음을 읽었습니다.

지난 주 복음부터 몇 주간은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나오더군요.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 사람들은 바로 나였습니다.

내가 그들을 믿지 않은것이지요. 창피합니다.

그런 내가 감히 주님을 들먹이다니요?

 

시원한 새벽공기를 쐬며 밖에서 잠시 어슬렁거렸습니다.

과연 내가 주님을 믿을 자격이 되는지...

이제 부활 2주째입니다. 이번 부활시기에도 그들과의 관계, 진심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며 또 다시 심란해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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