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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동성당 제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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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춘자 [chunja] 쪽지 캡슐

2004-01-28 ㅣ No.2325

절망, 그 너머

: 남기은

 

사랑이 곁에 있을 때는

그것이 사랑인 줄 몰랐어요.

빛이 있을 때는

그 빛으로 제가 볼 수 있음도 몰랐어요.

사랑이 떠나가고 어둠이 찾아들었을 때야 비로소

사랑의 빈 자리가 아프게 느껴졌어요.

 

삶의 기둥이었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편안한 삶을 보장해줄 줄 알았던

재물을 하루아침에 잃었을 때,

어느 날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질병이 덮쳤을 때,

그때 문득 절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어요.

가진 것을 모두 잃는 것,

제가 기대했던 바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

바로 절망인 줄 알았거든요.

 

그러나 주님, 당신은 눈을 뜨라고 하시네요.

눈을 들어 당신을 쳐다보라(시편 123 참조)고 하시네요.

자신 안에 갇혀 있지 말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힘을 얻으라구요.

아무리 절망스러운 상황이라도

옆 사람의 눈 안에서 당신의 눈빛을 기억할 수 있다면

절망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아직 이르다구요.

절망 그 너머, 거기에 당신이 계시겠다구요.

첨부파일: 송파동170호.hwp(47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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