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오랜 만에 쓰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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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구 [ysk] 쪽지 캡슐

2005-03-25 ㅣ No.4829

    검정 숯덩이

    

                 

                        윤 석구 세례자 요한

선한 바램의 불를 포기하고
의로움의 불빛 마저 사라져
차가움과
어두움으로 남아
이미 죽었던 저이옵니다.

 

교만으로 절었던 자
그 죽음의 골짜기에서
영원한 멸망이 두려워 떤
가련한 목숨

 

당신이
사랑이시고
자비로우신
좋은신 아버지라는 것을 깨닫고서야
이 몸 
크나큰 통회의 눈물 흘려사옵니다.

 

당신은 타고 있는 사랑의 불
자비의 불
작은 검정 숯덩이 하나
당신 사랑의 불자락에
아주 잠시 옮겨지자
눈깜작 할 사이에 불붙어
제 영혼 되살아 났나이다.

 

뜨겁고
맑고
밝고
고운
불과 빛으로
되살아 났나이다.

 

아름다운 흐느낌
당신 성전에서 흐느끼며
눈물로 탄원한 소리가

제 안에 계신 님이시여
당신의 귀에 닿아
당신께서 들어 주셨기 때문이오이다.

 

 

2005.3월25일 성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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