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가해) 루카 2,16-21; ’23/01/01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12-17 ㅣ No.5252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56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요약)

아무도 혼자 힘으로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 평화의 길로 함께 나아가기 위하여 다시 출발하기

 

(가해) 루카 2,16-21; ’23/01/01

 

1. “형제 여러분, 그 시간과 그 때에 관해서는 여러분에게 더 쓸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의 날이 마치 밤도둑처럼 온다는 것을 여러분 자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1테살 5,1-2) 비극적인 사건들이 우리의 삶을 덮치는 것 같을 때, 그리고 우리가 불의와 고통의 어둡고 힘겨운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고 느낄 때, 우리는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고 우리를 다정히 동반하시며 지쳐 있는 우리를 지탱하시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길을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께 바라고 하느님을 신뢰하고자 마음을 열어두도록 부름받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바오로 성인은, 선과 정의와 진리를 추구하며 깨어 있으라고 공동체에 끊임없이 권고합니다.

 

2.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우리를 어두운 밤으로 곤두박질치게 하였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었고 우리의 계획과 생활 습관을 틀어지게 하였으며 심지어 가장 부유한 사회에서 보였던 평온함도 깨뜨렸습니다. 혼란과 고통을 만들고 수많은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3. 3년이 흘렀고 이제는 우리가 개인으로도 공동체로도 질문하고 배우며 성장하고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적절한 때입니다. 우리의 삶과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허약함을 직접 겪은 뒤에 우리가 코로나19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우리 모두에게 서로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위대하지만 가장 깨어지기 쉬운 보물은, 형제자매요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가 함께 나누는 인류애임을 깨달았고, 아무도 혼자 힘으로 구원받을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간의 형제애가 자라나도록 이끌어줄 수 있는 보편 가치들을 우리가 함께 찾고 드높이는 일이 시급합니다.

 

4. 그럼에도 우리가 코로나19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이라는 암흑의 시간이 끝났다는 희망을 감히 품었던 그 순간에도 끔찍한 새 재앙이 인류를 덮쳤습니다. 어느 모로는 코로나19에 비견되지만 비난받아 마땅한 결정이 부추긴 또 하나의 전쟁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무죄한 희생자들의 목숨을 거두어 가고, 직접적인 영향에 놓인 이들만이 아니라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그 이차적 영향의 고통을 겪는 이들 사이에서도 모든 이에게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인 방식으로 불안감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곡물 부족과 연료 가격 문제를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5. 우리는 더 큰 공동체에 속하여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인류의 보편적 형제애에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열어두고서 공동선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을 지키려는 데에만 몰두해 있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모두 우리 사회와 우리 지구를 치유하는 데에 애쓰고,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며, 참된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데에 진심으로 헌신하도록 할 때가 왔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도덕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위기들이 모두 서로 연관되어 있고, 우리가 개별 문제들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실제로는 서로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책임과 연민의 정신으로 우리 세상의 도전들을 직면하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우리는 모든 이를 위한 공중 보건을 보장하는 문제를 다시 논의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평화를 강화하고 끊임없이 빈곤과 죽음을 초래하는 분쟁과 전쟁을 종식하는 활동을 촉진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는 데에 그리고 기후 변화와 맞서 싸우기 위한 분명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실행하는 데에 시급히 동참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최저 임금조차 받지 못하여 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하면서, 불평등이라는 바이러스와 싸우고 모든 이를 위한 식량과 품위 있는 노동을 보장하여야 합니다. 굶주림에 허덕이는 모든 이의 문제는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주민과 우리 사회들이 내버린 이들을 환대하고 통합하기 위한 적절한 정책들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하느님의 무한하고 자비로우신 사랑에 힘입은 이타심으로 이러한 상황들에 관대하게 응답할 때에만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고 하느님 나라의 확장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나라입니다.

 

이러한 성찰들을 나누면서 저는 다가오는 새해에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어야만 하는 교훈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며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이시며 평화의 모후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와 온 세상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바티칸에서

2022128

프란치스코

 

 

 전문: https://cbck.or.kr/Notice/20221185?gb=K120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