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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다시금 찾은 아버지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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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rapha1004] 쪽지 캡슐

2001-07-26 ㅣ No.1457

어제 오늘 나는 아버지의 집을 찾았다.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너무도 오랜만에 아버지를 찾아서인지,

아버지와의 대화는 너무나 목이 타들어갔다.

첫날은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도망치듯

목을 축인다는 이유로 아버지와의 자리에서 나왔다.

나의 모든것이 타들어간다는 마음뿐이었다.

 

오늘은 너무나 긴시간을 아버지와 내가 단둘이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는 부끄러운 마음이었다.

너무나 부끄럽기에 차가운 물을 마음껏 들이키고 다시 아버지 앞에섰다.

다시선 자리에서는 내가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서

아버지께 노래불러 드렸다.

오랜만에 불러드리는 노래였다.

나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를 아셨는지,

나에게 살며시 부채를 부쳐주셨다.

이번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목을 축이기위해서 나왔다.

텅비었던 마음에 무엇인가 채워져있는듯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아버지께 다가갔다.

이번에는 나의 팔을 활짝 벌려서 아버지를 안으려했다.

아버지의 숨결이 느껴졌다.

나의 몸과 마음에 샘물이 채워지듯

산뜻한 기분이 가득했다.

아버지의 집 구석구석을 돌며 나는 아버지의 향을 느꼈다.

 

다시금 찾은 아버지의 집에서 나는 아버지와 오랜시간을 함께 있었다.

좋았다.

 

- Rapha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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