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2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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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1-10-13 ㅣ No.2010

연중 제28주일(다해. 2001. 10. 14)

                                                제1독서 : 2열왕 5, 14 ∼ 17

                                                제2독서 : 2디모 2, 8 ∼ 13

                                                복   음 : 루가 17, 11 ∼ 19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가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연이 결실을 맺으며, 겨울이라는 계절을 준비하기 위해 바쁘게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는 시간입니다.  변화한다는 것은 우리들에게 조금은 부담스럽게 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감사하게 합니다.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자인 한 농부가 지방의 유명인사들과 함께 초청을 받아서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농부는 으레 하던 대로 음식을 앞에 놓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앞에 앉아 있던 한 유명인사가 하는 말이 '허허, 구식이군요, 요즈음 교육받은 사람은 식사하기 전에 기도하지 않아요'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이 농부는 '저는 기도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늘 감사 기도를 드리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 농장에도 식사 전에 기도 드리지 않는 이들이 있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유명인사는 '아, 그래도, 그것 참 지각 있고 품위 있는 사람이군요.  그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입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농부는 '우리 집에서 기르는 돼지들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짐승과 같은 대접을 받지요'라고 말했습니다."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는 '풍족함은 좋은 일이지만 감사할 줄 모르게 하고, 부족함은 나쁜 것이지만 무엇에겐가 감사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사랑한다고 말하는 연인 사이에서 한쪽이 정성을 다해 마음을 담은 선물을 주는데 그것을 받는 쪽에서는 그 선물을 아무렇지도 않은 양 당연시 여기면서 챙기거나, 마땅히 받아야 할 선물로 여긴다면 그 관계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오직 의무만이 남게 될 것입니다.  타인이 나에게 주는 모든 선물, 그 선물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한 상대방의 사랑과 은혜라고 생각하면서 참으로 감사할 줄 알 때 진정 그 속에서는 참다운 사랑이 무르익어 갈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기쁨이 샘솟게 될 것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는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의 도움으로 시리아의 군사령관 나아만이 문둥병이 낫자 엘리사와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내용입니다.  복음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은총으로 치유된 나병환자 열 사람 중 사마리아인 한 사람만이 예수님과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려고 왔다는 내용입니다.  시리아의 군사령관 나아만이나 나병이 나아서 감사드리려고 돌아온 사마리아 사람은 자신의 치유가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임을 알았고 믿었습니다.  그러기에 감사의 표현은 하느님 사랑의 무상적 선물에 대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그래서 나아만은 "이제부터 저는 야훼 외에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나 희생제사를 드리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드러냅니다.  또한 감사드리려고 돌아온 사마리아 사람에게 예수님께서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라고 구원되었음을 선포하십니다.

감사는 그리스도인의 특별한 표양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감사할 거리가 너무 많습니다.  내 안의 평화와 기쁨이 하느님께서 주신 것임을 고백하며 감사드립니다.  내 이웃의 믿음과 사랑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보며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나의 구원자 되심을 감사합니다.  내 안에 일어나는 좋은 일이나 궂은 일이나 모든 일들이 하느님께로 이끄는 은총임을 믿습니다.  그러기에 늘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나만을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받아야 하는 것을 받는 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종종 잊어버리고 살아갑니다.  우리를 이 세상에 낳아주신 부모님들, 먹는 것, 입는 것, 움직이는 것 어느 것 하나도 다른 이의 도움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화를 내면 받아주고, 어려움을 들어주는 친구나 다른 분들, 우리가 살아가는데 너무도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보다는 당연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이번 한 주간 우리는 하루의 한 번이라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면서 지내도록 해야하겠습니다.  물론 감사한 마음을 언제가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사랑해주는 하느님과 모든 이들에게 감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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