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대림주간을 맞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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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영 [ds1bkx] 쪽지 캡슐

1998-12-06 ㅣ No.25

 

W주님을 기다리며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들립니다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마태 3,3).

 

구세주 오심의 임박함을 알리며 회개의 생활을 촉구하는 세례자 요한이 외

치는 소리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광야에서'자기의 임무를 준비하고 시작

합니다. 거기서 그는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습니다.

요한의 이러한 삶은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큰 일을 앞두고 자기 자신을

가다듬는 피정의 삶이었습니다. 이는 마치 예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40일 동안 광야에서 지내시던 생활을 연상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마태 4,1-11)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오심을 준비하면서  이미 오실 그분의 삶에 동참

이라도 하듯 철저한 준비의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광야의 삶은 모든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디딤돌 역할을 하며 그 이전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이 전개되는 역사의 전환점 역할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거치고 나서야  새로운 백성이 되는 구세사 사건

의 연속이 오늘도 이 광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예언이 세례자 요한을 통하여 확인됩니다

 <한 소리가 있어 외친다 ; "주님께서 오신다. 사막에 길을 내어라. 우리

의 하느님께서 오신다.  벌판에 큰길을 훤히 닦아라.  모든 골짜기를 메우

고, 산과 언덕을 깎아 내려라. 절벽을 평지로 만들고,비탈진 산골길을 넓혀

라. 주님의 영광이 나타나리니 모든 사람이 그 영화를 뵈리라.  주님께서

친히 이렇게 약속하셨다.>(이사 40, 3-5)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대림 제 2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그분의 구원을 고대하는 마음이 여느 때보다

더욱 간절합니다. IMF한파와 지난 여름 우리를 할퀴고 간 수마 때문에 우리는

깊은 상처를 받았으며 그 여파는 아직도 우리 삶 속에 남아 있습니다.  

이 모든 어려움이 천재가 아니라 인재에서 비롯된 바가 크기 때문에 미쳐 준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소홀함과 잘못을 생각하며 준비되지 않은 우리 자신들의

삶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세례자 요한의 외치는 소리를 귀담아 듣고 생활화하였

다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하게 됩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그분의 길을 닦고 고르게 하는 삶이 바로 우리의 삶

이 되었다면 분명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은 우리 모두를 항상 깨어 준비하는 삶에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삶을 위해 우선 광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오시는 길,

그분의 구원이 실현되는 길에 있어서 무엇이 산과 언덕과 절벽인지를 자세히

살펴보고 모든 장애물들을 없애는 데 노력하며 기도하기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거를 행실로서 드러내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례자 요한은

우리 자신들의 생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새로운 생활을 위해서도 헌신하

라고 촉구합니다.  바로 우리가 스스로 또다른 세례자 요한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에게 '광야에서 외치는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은총의 시기, 구원의 시기, 해방의 시기인 대림시기를 지내면서 우리 자신이

또 다른 세례자 요한이 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먼저 세례자  요한의 광야의 삶을 체험해 봅시다.  무엇보다도 광야는 하느님과

만나는 장소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기심과 안일함을 멀리하고 고독할 만큼 하느님

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며 피정하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자기 자신을 떠나서 하느님에게로 향하기 위해 우리의 나쁜 습관들

을 고치며 각자에게 맞는 절제와 극기 실천을 선택해 봅시다.  

 

하느님을 만나게 되면 결국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면 자연

적으로 사람을 사랑하게 됩니다.  이웃의 기쁨과 슬픔과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 먼저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봅시다.  특히 실직자가 되어 노숙자까지 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

며 지난 여름 수해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

적인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결국 광야의 체험은 자신을 떠나 하느님과

이웃에게로 가는 적극적인 체험입니다.  그 다음 이러한 광야의 체험을 바

탕으로 구체적으로 주님께서 오시는 길을 닦으며 우리 자신과 우리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발견되는 구체적인 장애물들을 치우도록 노력해 봅시다.

주님께서 오시는 길을 닦고 고르게 하기 위해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을 찾

아가서 죄를 고백하고 새로운 삶을 약속합니다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합니

다.  

 

판공성사를 잘 준비하고 실제로 회개의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자신의 개인적인 죄과들을 성찰할 때 자기가 속한 가족, 공소, 본당 공동체

에서 스스로 다하지 못한 소홀함과 잘못들도 헤아리면서 모두가 함께 주님

의 길을 닦고 고르게 하는 데 힘쓰면서 거듭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개

인의 판공성사가 행사 치레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세

례자 요한처럼 주님의 길을 닦고 고르는 일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광야

에서 외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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