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주님 수난 성지주일에...

인쇄

정국영 [ds1bkx] 쪽지 캡슐

1999-03-25 ㅣ No.66

  &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

 

  주님 수난 성지주일입니다.   

  오늘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재현하는 성주간이 시작되고,  교회전례는 일주일 내내 십자가의 길을 가시는 예수님의 삶을 재현할 것입니다.

 

  "호산나 다윗의 후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받으소서.

이스라엘의 왕 높은데서 호산나"                       (마태 21,9)

 

  이스라엘 군중들은 나무가지를 손에 들고,  겉옷을 깔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했습니다. 사람들은 답답하고 힘든 세상에 희망을 주시는 분,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다른 민족의 억압에서 해방시켜 줄  왕으로서의 예수님을 기대했습니다.

  분명 예수님은 왕이 되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부귀영화를 꿈꾸며 권력을 가진 그런 왕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겸손의 왕, 종으로서의 왕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정당치 못하고 거짓투성이의재판을 받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처참한 수난을 받으셨습니다.

  당신이 뽑은 제자에게서 은전 서른 닢에 팔리는 배반을 당하시고, 사랑하던 제자들, 믿었던 베드로에게서조차 버림을 당하셨습니다.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 저를 버리시나이까"

  찢어질 듯한 예수님의 심정을 잘 말해 주는 시편구절입니다.

  이 시편의 노래가 좋지않은 경제사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절망 속에 허덕이는 많은 사람에게서도 들려옵니다.

 

  보험금을 노린 연이은 끔찍한 사건들,  

  손가락 절단,  발목절단,  유골 절도 등......

  절망 속에서살아가는 이웃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 주는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이기도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어둠 속에 있다하더라도 예수님이 걸어가신 십자가의 어둠에 비하면 덜 어둡습니다.

 

  우리는 사순시기 동안 십자가의 길을 얼마나 열심히 걸어왔습니까?

  재계의 생활을 충실히 했습니까?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것들이 어느정도 지켜졌습니까?

 

  베드로 사도는

  "저는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주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마태 26,35)고 했습니다.

  그러나 세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우리 역시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당신을 더 철저히 따르겠습니다. 이 은혜의 시기를 거룩하게 보내겠습니다'고  다짐을 했습니다만  많은 유혹으로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잘못을 저지른 것이 우리들의 솔직한 고백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주님께 대한 우리들의 배반을 뉘우치고, 특별히 이번 주간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힙시다.

 

  이기심, 욕심, 게으름, 주님께 대한 불충실등, 나의 모든 잘못된 것들을 못박아 버립시다.

  주님께서 못박힘을 통해 흘린 피는 우리 구원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못박히는 소리는 우리 구원의 소리요, 나의 잘못된 것들을 못박는 소리는 구원의 신비에 깊이 통참하는 소리일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죽기까지,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도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도다."                               (제2독서)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어간다면,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다면, 하느님은 우리를 높여 주실 것이고, 우리 삶의 어두움은 걷힐 것입니다.



33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