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눈 한테 서운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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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근 [soonding] 쪽지 캡슐

2001-02-15 ㅣ No.4317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눈을 밟으며 시작하는 하루에 남다른 감사를 느꼈었어요.

나무가지에 멋스럽게 내려앉은 모양도 좋았고,

전철 홈 플레이트로 솔솔 흩날리며 떨어지는 그 온화함에 반했었구요.

눈발 사이로 팔짱 꼬옥 끼고 걷는 연인들에겐 오돌토돌 소름돋는 행복함을 느꼈었는..데..

몇시간이지나 다시 나온 바깥은 딴모습이더군요,

몇시간이고 전철 계단을 쓸어내고있는 공익 아저씨들,

안간힘 써가며 차를 미는 사람들, 젊은사람 한걸음이 열걸음이나 되시는 할아버지,

(여고생들 발랄함에 눈던지며 넘어지는 모습 보시고 `신났다` 하시지만 정작 넘어지시면 영영 못 일어나실 분처럼 뵈더라구요.)

에궁, 눈이 낭만뿐이었던 시절은 다 지나간것 같네요.

혹시 모르니까요,일 마치시면 집에 바로바로 들어가세요,

식구들이 걱정 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함께 눈을 치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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