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나 어른인가?(마르코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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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희 [lusi71] 쪽지 캡슐

2003-03-09 ㅣ No.3900

내가 구름 사이에 무지개를 둘 터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가

될 것이다.

                                                             -- 창세기 9,8 --

 

그 방주에 들어가 물에 빠지지 않고 구원을 받은 사람은 겨우 여덟 사람뿐이었습니다.

그것은 오늘날 여러분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세례를 미리 보여 준 것입니다

 

                                                            -- 베드로1서 3,18 --

 

예수께서는 사십 일 동안 그 곳에 계시면서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 동안 예수께서는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께서 갈릴래아에 오셔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시며 말씀하셨다.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 마르코 1,12 --

 

 

일반적으로 곤충의 세계에서,

아니 크게는 동물의 세계에서 유충에서 성충이 되기 위해 겪는 시기가 있습니다.

바로 변태의 시간이지요..

 

사람도 물론 겪는 시기가 있지요..

...^^;;

우리는 그 것을 생식기능이 생기는 사춘기로 명명할 따름입니다.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성충이 되기 위해 확실하게 외부와 단절되어 충분한 성숙기를 지니고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곤충과 달리...

 

사람은 이어지는 삶속에 그시기를 맞다보니 혼란이 옵니다.

나의 변화를 스스로 성숙되게 인지하지 못한 채 변화를 맞고는..

자신의 몸에 적응하지 못한 채 혼란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것을 우리는 방황의 사춘기라고 그냥 치부해 버리고 말지만,

사실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

나 자신 자아의 아주 중요한 형성시기입니다...

 

그래서 그 시기를 잘 보내느냐 못 보내느냐로 한 인생에서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

 

하느님은 우리 인간과 모든 생명을 창조하실 때

당신이 생각하시는 가장 큰 축복을 자손불리기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사랑하시는 이들에게 주는 큰 축복도 자손의 번성이며,

당신이 저주를 내리시고자 할 때에서 자손부터 걷어가십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성충으로서의, 성인으로서의 구실은

하느님이 주신 축복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는 중요한

것이지요.

 

그런데 그 성인이 되는 것은, 성충이 되는 것은,

변화의 시기,....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충분히 인지하고 성숙시키는 시기가 필요하단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알게 되어 고백하는 순간부터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태어 나게 됩니다.

새로운 삶. 인생을 시작한다고 말하지요.

 

구원의 새로운 세계...하느님 나라의 입성...^^

 

그것을 위해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처럼

무작정 일상의 죄를 " 회개~!! "  하면 된다고만 생각하고,

하느님의 나라가 온다는 " 복음을 믿으면~~! " 된다고만 생각한다면...

 

그러면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일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우리가 어른이라는 것을 전제에 깔고 하신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곤충으로서 성충이 되기 위해 고치안에서 보내야 하는 긴 시간동안 그는 고치안에서 자신을 봅니다.

자신에 대한 변화  파악을 할 시간이 주어 집니다.

 

그러기에 고치를 탈피한 후..

전혀 다른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지 않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도 사춘기동안 자신의 변화에 대한 것을 제대로 알고,

성인으로서의 책임감을 인지한다면...

그는 변화된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며 생활을 성실히 영위해 가게 됩니다.

 

부모로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자격을 갖게 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가끔 자식에 대해 부모로서의 역활을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보면...

대부분 그들이 정상적이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음을 확인하게 되곤 합니다.)

 

그런 기본적인 것을 다 이행할 줄 아는 성인이라는 전제하에

우리 예수님은 오늘의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 회개하고 믿어라...새로운 나라가 온다...구원받아라.."

 

그 말씀을 전하시는 예수님조차 새로운 성소의 생활을 살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십니다.

 

혼자만의 시간...

스스로를 인지.. 생각...묵상

준비하셨던 거지요..새로운 삶에 대해...

그러기에 30년간의 목수였던 전의 삶과 전혀 다른 삶을 사심에 전혀 두려움이 없으셨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은 어떠한가 생각해 봅니다.

맨 처음...

세례를 받던 그 순간..

 

내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새로운 삶을 살도록 허락을 받은 순간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과연 생각할 시간이 있었냐면....?

....아닙니다.

 

전 정말 흥분했었고.. 기도문 몇개 외우다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가 어제처럼...하나도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은 정말 평범한 삶을 살았습니다.

 

성숙되지 않은 신앙의 시작..

변화해야 된다는 의식조차 없었던 내 삶...

그것은 하느님의 자녀로 불리기에 아주 보잘 것 없는 이였습니다.

그러나 부끄러운 것 조차 몰랐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이 ....예수님을 통해

"내 나라에 들어올려면 회개해야 한다..." 는  참의미를 모른 채...

...헛방질만 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온다...이 기쁜소식을 믿어라.." 는 참의미도 몰랐습니다.

 

이웃과 다투고, 미워하고, 욕심을 부리고 살았다...는

그런 것만 회개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느님은 좋은 분....구원해 주신다는 기쁜소식...복음....

이런 것만 믿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자신이 철없이 살았다...어른 노릇을 못하고 있다...

내가 받은 축복의 자녀들을 건사하지도 못했으며..

내가 받은 축복의 사랑을 받아들이지도 못했으며..

 

애초에.......

---하느님의 축복받을 자격을 갖추지도 못했다...

를 회개할 생각은 안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보내시어 정말 피의 희생의 제물로 받으시면서까지

새계약을 맺으러 오셨다는 기쁜 소식인 줄 몰랐습니다.

 

정말 새로운 나라...

비온 뒤 깨끗한 세상에 구원자들을 배에서 내려놓으시 듯...

 

아들의 피로 씻으신 세상에 우리를 내려놓으시려는 소식인 줄 몰랐습니다.

 

그러기 위해 나 자신...정말 축복받은 자격이 있는 이인가 회개해야 하는 줄 몰랐습니다.

 

 

지금도 생각합니다.

나 자신...구원받기를 믿고. 깨끗한 새 계약의 나라에 들어가기를 소망하기에...

 

지금...정말 성숙되지 못한 나 자신을 하느님 앞에 내어 놓고

부족하게 성숙한 모습..회개하오니

어른이 되게 도와 달라고 청해봅니다.

축복받을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청해 봅니다.

 

 

 

회개해야 하고, 믿어야 하는 것...

 

모두 쓸려버릴 헌 세상에 묶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기 위한 님과 나와의 계약의 준비물임을 이제야 깨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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