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손에 손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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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자 [stellara] 쪽지 캡슐

2006-01-03 ㅣ No.6325

 

손에 손잡고...

 

주일 대미사때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시간이 되면 우리 교우들은 손에 손잡고 입을 모아 큰 목소리로 노래합니다.  옆의 교우들에게 미소지어 화-알-짝 웃으면서....

 

새해 첫날 시어머니를 모시고 교중 미사에 참례 했습니다.

연세 많으신 시어머니께선 일요일이면 아침 일찍부터 예쁘게 치장하시고 며느리를 채근하기 시작합니다.  며느리 놓치면 미사 참례가 힘든 당신이기 때문이지요.

이럴땐 며느리의 위세가 등등해야 하나요? 

 

성당에 들어오면 우리 어머니 지정석은 앞쪽 자리입니다.

봉헌이나 영성체할 때 제대로 걷지 못하는 연세인지라 언제나 앞쪽으로 앉으시지요

그러니 그분의 경호원인 저 또한 어머니 가까운 자리에 앉게 됩니다.

나가시다가 넘어 지시거나 지체될 경우엔 바로 교통 정리를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서...

 

제 옆 자리에 우리 어머니 연세 비슷한 할아버님 한 분이 앉으셨는데 한쪽 몸이 불편하셔서 지팡이에 의지하시고 계셨어요.  봉헌 시간에 빨리 걸을수가 없어서 뒤 쳐 지셨는데 먼저 들어간 교우들이 자리에 먼저 앉게 되어 몇 사람을 지나 자신의 자리로 들어 갈 수가 없게 되어 버렸어요. 그때 부터 우왕 좌왕 당신이 앉았던 자리에 못 들어 가게 되어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하시는거예요.

 

잠시나마 짝이 된 저는 할아버지를 모시러 한복 치마 자락 휘날리며 뛰어 나갔지요.

보기 좋게 팔짱을 끼고 자리로 모시고 왔어요.

 

옆사람과 손에 손잡고 주님의 기도를 노래하는 시간에 그 할아버지와 저는 손을 꼬-옥 잡고 소리 높여 노래 불렀지요.  생글 생글 마주 보며 웃음으로 화답하며...

얼마나 제 손을 꼬옥 쥐시는지 그 사랑이 전해 오는것을 느꼈습니다.

 

평화의 인사 시간에는 할아버지와 진한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중풍으로 불편한 몸으로 주님 만나러 오신 할아버지와...

 

잘 걷지 못하시는 우리 시어머니나 할아버지는 미사에 오시는 것이 가장 큰 위로이며 기쁨인 것 같습니다. 건강한 우리들도 미사에 오면 행복하고 기쁨인데 당신 몸

하나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들이야 더  더욱 미사의 은혜가 크겠지요.

 

평화의 인사를 찐하게 나누라는 신부님의 말씀대로 굳은 악수를 나누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더 찐한 인사를 나눌것을... 그분의 얼굴에 찐한 뽀뽀라도 해 드릴것을...

 

스텔라가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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