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기억(내가 알고 있는 승룡군)

인쇄

김태윤 [andy2000] 쪽지 캡슐

2000-03-25 ㅣ No.3976

98년도였죠.

아마도 뭔 일 때문인지 몰라도, 제가 혼자서 교사실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혼자서 한다는 느낌때문에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와 있었습니다.

근데, 교사회 창고쪽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아마, 중고등부 교사가 담배피나 보다.’라고 넘겼죠.

근데, 계속해서 소리가 나서 이상하게 여겨서 문을 열어서 봤죠.

 

바로, 승룡군이였지요.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있는 그를 전 잠시 이상하게 쳐다보았습니다.

(그 전에 얼굴은 익혀 알고있었지만, 군대라는 기간때문에 그와 친할 기회는 없었거든요.)

내가 알기론, 군대 말년 휴가를 나와있는 거라고 알고있었는데 그런 사람이 오후에 교사실 창고에서 빗자루를 들고 있으니, 이상하게 생각됐지요.

 

약간의 대화를 나누고,

난 그가 교사실이 너무 더러워 보여서 대대적으로 청소해주고서 군에 복귀하려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난 너무 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난 너무 내가 창피해지고 말았습니다.

 

여기까지가 내가 기억하는 그의 모습입니다.

저는 사람 이름을 잘 기억 못합니다.

저번주 토요일에,’승룡?...그게 누구지?’라고 저는 기억을 떠올려야 했습니다.

 

많이 말랐더군요.

입고 있던 검은 양복이 슬퍼보이더군요.

 

앞으로 승룡군이 살찌기를 기도합니다.

 

다시 한번, 빗자루를 잡은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4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