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2주간 수요일 ’22/03/16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3-09 ㅣ No.4961

사순 제2주간 수요일 ’22/03/16

 

어떤 사람이 산에 올라가다가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졌답니다. 굴러떨어지다가 나뭇가지 하나를 간신히 잡고 주님께 기도했답니다. “주님, 저를 살려주십시오.” 그랬더니 하늘에서 그 나뭇가지를 놓아라. 그러면 살 수 있다.’라는 소리가 들려왔답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 사람은 말했답니다. “이 하느님 말고 다른 하느님 없어?!”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다가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짊어지실 짐에 대해 미리 자상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보다시피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넘겨질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사람의 아들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그를 다른 민족 사람들에게 넘겨 조롱하고 채찍질하고 나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사흗날에 되살아날 것이다.”(마태 20,18-19)

예수님의 이 말씀이 끝나자마자 그 말씀이 무색하게도, 두 제자들의 어머니가 나서서 자신의 자식들이 주님의 오른쪽과 왼쪽에서 권좌를 누리기를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제자들에게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마태 20,22) 라고 하문 하시자, 그들은 할 수 있습니다.”(22) 라고 대답합니다. 예수님께서 허망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르십니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23) 그러자 또 다른 제자들이 그 두 제자에 대하여 시샘어린 비난을 퍼붓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처음부터 다시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와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이 걸을 길에 대해 이르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27-28)

 

우리가 기도하면서 비는 주 하느님은 우리의 필요를 들어주고 채워주시는 현세의 보증이나 담보가 아닙니다. 우리가 비는 주 하느님은 우리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시는 힘센 권력자이거나 돈을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우리가 달랄 때마다 달라는 만큼 던져주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에서는 사람들의 기대와는 전혀 달라서 오히려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으시고 죄인으로 몰려 십자가에 힘없이 못박혀 돌아가신 분입니다. 우리의 믿음 안에서는 그분이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우리 죄를 씻어주시고 우리를 새로운 구원의 삶으로 초대해주시는 분입니다. 현세의 물질적인 풍요와 안녕이 우리를 평안케 해주지만, 현세의 물질적인 풍요와 나 자신의 신분상승이 아니어도, 주님께서 원하시는 길이라면 그리고 그 길이 진정 인간 모두의 구원을 위한 길이라면, 나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주님의 길을 따를 수 있을는지 자신이 없습니다. 주님을 따를 수 있는 은총을 간구하면서 구원의 사순시기를 보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1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