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신자간의 토론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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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완 [kaswan] 쪽지 캡슐

2005-08-16 ㅣ No.2363

저는 그동안 주로 납골당이 결코 혐오시설이 아님을 설득하는 쪽으로만 주장을 해왔는데...

 

성당내의 납골당이 반드시 지켜야할 우리 신앙의 절대 계명도 아닐뿐더러...

신앙적으로는 아무리 옳다고 해도 주변 주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철회할 수도 있는 부차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설사 제 성정으로는 끝까지 납골당의 정당함을 주장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주체가 누가 되었든지 (태릉성당 본당신부님이든 본당사목회든 서울대교구든) 주변 주민들과 화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만일 주민들이 성당내의 납골당을 수용하는 쪽으로 화해가 이루어진다면 정말 좋은 일이지만, 성당에서 납골당을 철회하는 쪽으로 화해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또한 결코 나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애시당초 주변 주민들의 정서를 잘 고려하여 신중하게 일을 추진했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평행선을 달리기만 하는 천주교 신자와 주민간의 설전은 이 문제의 해결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듯 하고 오히려 감정의 골만 더욱 깊어지는 듯 합니다.

 

신자측에서는 설득한다고 하지만 주민측에서는 강요나 억지주장으로 여기고 있고, 주민측에서는 부당함을 호소한다고 하지만 신자측에서는 님비의 일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감정에 휘둘린 예의 없는 거친 말들은 그러한 경향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문제를 단지 납골당 옹호자인 천주교와  반대자인 주민간의 갈등으로만 보는 것은 문제의 해결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듯 합니다.

 

오히려 천주교 신자간에도 토론이 이루어져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설사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납골당 자체가 결코 혐오시설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해도 주변의 믿지 않는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켰을 때는 과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말이죠.

 

1. 우리가 옳으니 옹졸한 세상에 맞서서 강하게 주장해야 할 것인지?

2. 우리가 옳지만 주민들을 배려해서 최대한 설득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

3. 우리가 아무리 옳다해도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면이 있다면 철회해야 하는지?

 

물론 위의 세가지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의 전부는 아닐 겁니다.

 

저는 2번에 가까운 쪽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민들에게는 1번으로 비추어졌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2번을 하려고 했는데 주민들이 워낙 완악하게 나오니깐 1번으로 바꾸었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3번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최선책이라고 여길 수도 있고, 또 어떤 분은 3번으로 하더라도 1번 못지 않게 깨우쳐 줄건 깨우쳐주어야 한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우리가 옳다고 한 건 어디까지나 납골당이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점에서 옳다는 것이지 납골당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모든 처신이 옳았다는 건 아닙니다.

 

저는 멀리 부산교구에 있는 신자이다 보니 서울교구 태릉성당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올라온 글들로 비추어 볼때 뭔가 우리 천주교 쪽에서 부적절하거나 합당하지 못한 처신이 있었던 듯 합니다. 물론 그 주체가 본당 신부님인지 본당 사목회인지 혹은 서울대교구인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저의 막연한 짐작으로 볼때 소송의 고소인이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인 점으로 비추어 볼 때 표면적으로 드러난 본당신부님에게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이 고소인이란게 단지 법률적인 형식상으로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서울대교구의 공식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교도권에서 하는 일을 평신도가 옳으니 그르니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교도권을 부당한 권력 집단으로 여기는 게 아니고, 우리의 신앙을 위해서 봉사하는 신앙의 한 지체로 여기고 애덕안에서 잘못을 지적하는 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좌우간 편가르기 하듯이 성당편 주민편해서는 아무런 해결책이 없을 듯 합니다.

그래서 신자들 간에도 애덕안에서 토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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