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요즘 힘이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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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는 목동본당의 김성민 베로니카라고 합니다. 전에도 편지 드렸었는데 기억하실른지... 지난 9월 만남의 잔치때도 뵈었고 97년 목동본당에서 있었던 만남의 잔치때도 뵈었지요. 음... 오늘은 투정을 부릴려구요.. 전 목동에서 청년성서모임 대표봉사를 맡고 있는데.. 그게 좀 힘이드네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고.. 본당수녀님과도 잘 맞질 않아 의견 충돌도 많이 있구요.. 다른 봉사자들의 도움이 그리 크게 느껴지질 않고... 또 성서모임이 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본당의 지원이 여의치 않아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에서도 힘이 들고.. 이런 저런 여러가지 이유로 많이 속상하고 늘 조바심 내야하는 과정이 저를 이렇게 지치게 하네요. 요즈음은 성당도 가고 싶지가 않고.. 그냥 본당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제가 조금만 용기가 있었다면 아마도 전 잠수(연락두절을 의미합니다.)를 탔을 거에요. 하지만 제겐 그런 용기도 없고 또 책임감 없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마지못해 의무감에 성당을 가고 일을 하곤 한답니다. 그러다보니 늘 성당에선 우울하고 찌푸린 얼굴이고.. 이런 저의 모습이 너무 보기 싫어 속이 상해요. 하느님 일을 하는 것인데 왜 이렇게 힘이드는지.... 또 전 성소자이기도 한데 요즘의 저의 모습을 보며 '이런 내가 무슨...' 하며 그것에 갈등이 커져만 갑니다. 오늘 본당신부님께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이런 얘기를 드렸는데 결국은 모든 것이 제 탓이 되더군요.. 할아버지, 정말 제가 잘못하고 있는걸까요? 잘모르겠어요. ... 그냥 투정이 하고 싶었어요. 힘들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