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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원에서 오고가는 우리 본당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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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학 [yhim] 쪽지 캡슐

2006-05-27 ㅣ No.5228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읽어 본 글인데 참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전형숙 수산나

 

가격도 아주 저렴하고 머리를 한 번만 만져 봐도 헤어스타일을 어떻게 손질할 것인가를 알아서 해준다는 용하다(?)는 미용실이 있어 하루 시간을 내서 찾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 가운데는 보통 몇 개 구(區)를 거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
동네 미용실은 영업용 택시 버금가는 정보마당(?)이다.

사람이 모이다 보면 으레 종교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 날도 열한두 명의 손님들 중에 가톨릭 신자가 세 명이나 있었다.

난 어디 가서 나의 종교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데 깊이 관여하지 않고 그냥 듣는 편이다.

가톨릭신자들은 사람들에게 전교를 할 때 하느님을 선포하거나 성경을 말하기보다, 남성들의 경우 술, 담배가 자유롭다는 것으로 일단 관심을 끌어들인다. 고해성사가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하면서.

여성들의 경우 개신교처럼 십일조를 강조하지 않는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주일헌금도 형편에 맞게 천 원짜리도 낸다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천 원짜리 숫자로 그날 미사 참례한 신자 수를 가름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빠뜨리지 않는다.
참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알고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생활수급자 어르신도 천 원짜리, 멋지게 차려입은 청년도 천 원짜리, 하이힐 신으신 사모님도 천 원짜리, 주일학교 어린이 미사는 으레 색 바랜 동전으로 대신 한다.

가톨릭신자들이 예사롭게, 아니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주일헌금 봉헌 문화는 정말 생각해야 할 문제다. 중요한 것은 봉헌에 의미를 되새기는 일부터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주일헌금을 어떻게 준비해서 미사에 보내는지 한 번 반성해야 한다.

마치 과자값 주어 보내듯이 하지는 않는지?

어려서부터 봉헌금의 의미를 제대로 가르쳐서 정성을 다해 바치는 예물로 교육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천 원짜리를 들고 제대 앞으로 나가는 것을 예사롭게 여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물론 개개인의 형편에 맞게 봉헌금을 낸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어렸을 때 나의 아버님은 성당 가는 날 아침, 당신의 지갑에서 절대 봉헌금을 꺼내 주지 않으셨다.

그렇게 하면 아버지를 대신해서 봉헌하는 것이라는 논리였다.

각자가 한 주를 살면서 봉헌금을 준비하도록 교육하셨다.

만일 주일헌금이 없을 때는 빈 마음을 가지고 제대 앞으로 나가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는 그 말의 의미도 몰랐지만 아버지는 금액을 떠나서 봉헌금의 의미를 가르쳐 주신 것이다.
봉헌의 의미를 모른 채 그냥 미사중의 행위의식으로 봉헌을 하고 있는지 신자들은 한 번쯤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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