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상근이와 아델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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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consola] 쪽지 캡슐

2001-09-20 ㅣ No.7327

상근이, 그리고 아델라 안녕. 나 희정이다.

 

개강해서 좀 정신이 없을 것 같다.

 

나두 9월에는 어떻게 시간이 흘러 갔는지, 다만 옷깃에 닿는 바람이 차갑다는거,  아직 샌달을 신는편이 그래도 좀 더 시원하다는것,  날씨가 쌀쌀해지니깐 기분도 착 가라앉는 것이 어째 괜히 좀 울적해지기도 하구,,,

 

오늘 성서모임에는 주임신부님, 보좌신부님, 그리구 수녀님까지 오셔가지구, 풍성한 나눔이 있었던 거 같다.

 

지난 모임에는  나눔에서 너무 늘어지고, 주제가 여러갈래로 벗어나가는 데도 불구하고, 미안한 마음에 중간에 정리하지 못한 것이 내내 걸려서, 오늘은 칼같이 진행했다.  그리구 사람들도 짧고 간결하게 얘기해줘서 예상시간 9시까지 나눔을 모두 마쳤던 거 같아.

 

아델라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성서를 부담없이 매일 읽고 나눔을 한다는 것에 대해 조금 지쳐하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안한 생각도 들고 그래서 몇 자 적어 본다. 아델라도 교사단에 편입해서 날마다 성당에 나오고,,, 그러면서 좀 버거워 하는 것 같고 오늘 나눔에서도 힘들고 지친다는 얘기를 한것으로 보아,,,팍 쉬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고, 재충전의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나같은 경우는 상근직이 아니라 삼교대를 하는 입장이니까, 가끔 모임하러 나오기가 힘들때가 있어. 처음에 봉사자가 되리라 마음 먹었을 때 처럼, 사랑을 나누어 누고 있는지,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고 있는지 생각해보니까 아직 한참 떨어지는 것 같고--나는 주로 일을 벌여놓고 나중에 수습을 하는 타입이라서--   성서모임은 뒷전으로 밀어놓고 여름부터 벌여놓은 일들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고,,, 그  와중에서도 책한권 읽지 못하면서 바쁘다는 사실이 더 슬펐어.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많은 것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고, 미안하단 생각이 들더군.  꼭 성서봉사자가 자기의 모든 것을 나누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무엇이 먼저고 나중인가를 생각해봤을 때,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내모습이 부끄럽다는  말이야.

 

아. 그래도 말씀을 붙들고 이 고단한 항해를 계속하기로 작정한 만큼,  하느님께서 섭리해주시겠지.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 부족한 것들 많아도, 너그럽게  봐주길 바란다.

 

그럼, 곧 사라져버릴 이 가을을  주님 은총속에서 잘 보내길 바라며 이만 적는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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