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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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red-cherry] 쪽지 캡슐

2002-11-29 ㅣ No.8681

어제는 조금 특별한 날이었다..

신부님께서 다른 곳으로 가시는데 환송회를했다..

그 동안 정말 신부님 많이 속상하게 해드렸는데..

감당하기 싫어서 도망가고싶어서

 

"신부님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겠습니다.."

"그래도 얼마 안남았는데 유종의 미를 거둬야하지 않겠니?"

 

지난 주 신부님과의 대화였다.

그냥 이젠 모든 나를 속박하는것으로부터 벗어나고싶다고

그래서 성당 교사생활도 살사동호회도 회사생활도

모두 벗어 던지고 싶었다.

 

한마디로 무책임한 행동을 했던거지..

엄마가 내게 그러셨다

"너 신부님 다른곳으로 가시면 많이 서운하겠다. 정말 잘해 주셨는데.."

"엄마 나 눈물 한 방울도 안흘릴거야!"

정말 그랬다.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더군..

남들은 신부님 건강하시라고 덕담도하는데

나는 그 동안 지은 죄가있어

아무말도 못하고말았다..

조용히 눈물만 아니 훌쩍거리기만했다..

 

다들 뒤풀이를 가는 길에..

신부님과 단둘이 걷게되었는데..

신부님 팔을 붙잡으며

"신부님 죄송해요.."울먹이며 한말이

고작 그 한마디였다..

 

어제 목이 메인다는 표현이 이런거구나 알았다.

목이 너무 메여서 무슨말을 하고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그게 어떤것인지 알게 되었다..

지금도 눈물이..에고 회산데..바보같이..

 

그분께 받은 사랑처럼

나도 누군가를 위해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그저 주고만 싶은 마음으로 그렇게 살 수 있을지..

 

내가 손만 뻗으면 닿을것 같은 곳에 언제나 계실것 같았는데..

마음이 아프기도하고 슬프기도하고

서럽기도한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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