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No pain no g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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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기말 고사입니다. 1학년과 3학년이 함께 시험을 보는 학급에 들아가 감독을 하며 묵주 기도를 바칩니다. 시험 치고 있는 아이들 하나하나를 돌아보면서 기도합니다. 그러다가 창 가까이 심한 아토피 피부로 보이는 아이가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손등을 한번 쓰다듬습니다. ’주님, 도와 주십시오.’ 내 기도를 마치고 그친구를 위한 기도를 합니다.
그러면서 보니 그 친구 책상에 이렇게 써 있습니다. ’No pain no gain.’ 얼마나 절묘한 상황인지. 나는 문득 놀랍기까지 합니다. 기도를 다 마치고 아이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조그맣게 묻습니다. "자네 이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니?" 갑작스런 질문이라 그런지 말이 없습니다. "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뜻이지. 자넨 얻을 것이 많겠는데?" 그러자 아이는 반갑게 " 예, 선생님."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목이 메입니다.나는 얼굴에서 목 쪽으로 주님의 자비를 바라며 쓰다듬습니다. 아주 심한 아토피성 피부입니다.
나는 요즈음 고통이라기보다는 쉽게 행동하면 안될 여러 상황 속에서 내가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과연 올바른 행동인가 하는 내 의심 속에서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거 하나는 분명합니다. 주님이 계셔서 나는 큰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안에 계시는 주님이 계셔서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힘든 일들을 그냥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잘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내게 보여 주신 그 말씀. ’No pain no gain.’ 고통과 어려움이 있으니 분명 얻을 것이 있을 것입니다. 로마서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잘 참으며 기쁘게 기다려야겠지요.
주님, 마음이 넘치도록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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