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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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7-12-13 ㅣ No.7820

 

겨울 그리스도 /김남조 오늘은 눈 덮인 산야를 거닐으시네 눈같이 흰옷 입으시고 눈보다 더욱 흰 맨발이시네 그 옛날 물 위를 걸으시던 강줄기도 얼어 광막한 수정의 빙판 바늘 꽂히는 寒氣의 그 위를 거닐으시네 희디흰 맨발이시네 울고 싶어라 머리칼도 곤두서는 慄然한 추위에 물과 바다의 모든 깊은 곳으로부터 보혈을 섞어 빚은 새봄의 혈액을 한없이 한없이 자아올리시는 雪日의 주님 내 사랑 눈 속에 길을 잃었네 푸른 솔 위에 천년을 산다던 학을 꿈꾸다 한나절 솔바람 울고 있는 눈 속에 길을 잃었네 이 세상 어디쯤 날아가서 학춤을 흥겹게 추며 다시 비상하면 너를 위한 작은 그 무엇이 될까 가슴이 하얀 눈사람이 되어 오색 무지개 아래 푸른 꿈을 꿀까 눈 오는 날 /박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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