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땐 아버지라고 불렸을 이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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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천에서
친구는 깨달음을 위한 수행이라고 했다. 추위를 피할 다리 밑도 있는데 굳이 얇은 판지 위에 쪼그리고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체력 보강을 위해 뛰고 걷는 수많은 사람들 마치 일의 연속인양 바쁘게 그 남자의 곁을 스쳐 지나간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바쁘게 만드는 것일까
금방 꺼질 듯 깜박이는 촛불에 온기는 있을까 온 몸을 그 촛불에 의지한 채 남자는 오그라져 있다. 어둠이 짙게 깔렸는데도 그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땐 아버지라고, 남편이라고 불렸을 이 사람 능력 껏 일한 필요한 만큼의 분배의 요구가 그렇게 실현 불가능한 것이었을까
어찌 민초들의 고달픈 삶이 이 한 사람뿐이랴 남자의 위태로움을 알리 듯 얼마 남지 않은 촛불 심지가 유난히 깜박인다.
난 자꾸 뒤를 돌아본다. 초 겨울밤 총총한 별이 고맙다. 다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도록 밤하늘에게 그를 맡기고 두 손 모은다
*** 중량천 밤 운동을 하다보면 한 사람이 자주 제 눈에 들어옵니다 얇은 거적만을 두룬 채 그렇게 추운 밤을 지내는... 운동을 하면서 그 사림이 보이면 안도의 숨이, 혹 안보이면 불안한 생각이 듭니다 정말 한 땐 남편, 아버지, 아들이였을 그 사람, 정말 한 땐 열심히 살았을 텐데 어쩌다가.. 소중한 사람이였을 그 사람의 삶을 생각해봅니다.
조 쟈네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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