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성 십자가 현양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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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3-09-16 ㅣ No.2764

성 십자가 현양 축일(2003. 9. 14)

                                                 제1독서 : 민수 21, 4b ~ 9

                                                 제2독서 : 필립 2, 6 ~ 11

                                                 복   음 : 요한 3, 13 ~ 17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올 여름 매미 소리를 많이 듣지 못했다고 생각했더니 이 초가을에 정말 매미라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고 그 위력에 놀랐습니다.  ‘매미’라는 이름의 태풍의 피해로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들을 위해 관심과 기도를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지셨나요?  그 즐거운 명절을 우리는 쉽게 편하게 보냈지만 뒤에서 음식을 장만하고 가족들의 뒤치다꺼리로 아마 자매님들은 무척 힘이 드셨을 겁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우리는 즐겁게 지냅니다.  우아하게 물위에 떠있는 백조도 물 속에 들어 있는 발은 끊임없이 움직인다고 합니다.  운동선수들은 경기에서 우승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얼마나 연습을 열심히 하면 경기에 나오는 것이 쉬는 시간이라고 말하는 유명한 골프 선수의 말이 있지 않습니까?  무엇인가 최고가 되려고 하고, 높은 수준의 삶을 영위하려고 한다면 그만큼 노력하고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다고 합니다.

우리의 인생에서도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모두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패하고 좌절하기도 합니다.  능력의 부족을 절실히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린다면 결국 성공이나 더 나은 삶은 있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실패와 좌절,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시 노력하면 실패와 좌절, 부족함을 이기고 더 나은 성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이 노예생활을 통해 당하는 고통을 하느님께 울부짖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보내어 그들을 에집트에서 탈출시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려 가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가는 길에서 당하는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뜨립니다.  “어쩌자고 우리를 에집트에서 데려 내 왔습니까?  이 광야에서 죽일 작정입니까?  먹을 것도 없고 마실 물도 없습니다.  이 거친 음식은 이제 진저리가 납니다.”하고 하느님과 모세에게 대들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잠시 찾아온 어려움과 고통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러한 그들의 마음은 이제 죽음이라는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야훼께서 그들에게 불 뱀을 보내셨습니다.  불 뱀이 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물어 죽였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우리가 야훼와 당신께 대든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뱀이 물러가게 야훼께 기도해주십시오.”라고 모세에게 간청하였고, 모세는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야훼께서 모세에게 “너는 불 뱀을 만들어 기둥에 달아 놓고 뱀에게 물린 사람마다 그것을 쳐다보게 하여라.  그리하면 죽지 아니하리라.”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죽이던 불 뱀이 이제 그들에게 생명을 주는 상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노력함으로써 이제 죽음이 생명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구리 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이 들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높이 들려야 한다.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수난하시고 죽으셨습니다.  모두의 구원을 위해 잠시의 고통을 이겨내셨습니다.  그래서 두려움의 대상이며, 죽음의 상징이던 십자가가 이제는 생명을 주는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라 고백하면서도 그분의 십자가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도, 세상이 말하는 성공도 고통 없이, 노력 없이 이루어 질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어떠한 고통도 당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의미 있는 고통을 그리스도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고통을 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이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다가오는 어려움과 고통을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이겨냄으로써 승리, 생명을 얻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는 자신에게 주어진 수난과 고통을 이겨 세상 모든 이들 앞에서 들어 높여짐으로써 그들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도 우리에게 다가오는 십자가를 지고 고통을 이겨냄으로써 승리자가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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