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12월 21일 ‘22/12/21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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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12-04 ㅣ No.5241

1221 ‘22/12/21 수요일

 

연말연시 각종 모임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경우도 있고, 만나고 싶고 함께하고 싶어서 가는 모임이 있습니다. 집안과 사회적인 직책과 역할 때문에 참석해야 하는 자리가 있고, 그야말로 다소 사적이면서도 친분이 깊은 이들과의 만남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되새기다 보면, ‘나는 누구를 왜 만나고 싶어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마리아는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가서 사제 즈카르야의 집에 사는 엘리사벳을 방문합니다. 성지순례를 가 보면 오늘날에도 마리아가 살고 있는 나자렛에서 차로 한 삼사십분 가는 거리입니다. 마리아는 아마도 자신에게 하느님의 위대한 일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예언한 천사의 말을 확인도 하고, 그 천사의 말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받은 석녀 엘리사벳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로 인하여 엘리사벳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등의 여부를 알고 안부를 나누기 위해 찾아갑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의 집 안에 들어가 인사말을 전할 때, 엘리사벳은 자신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노는 반응을 느낍니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외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2-45) 엘리사벳은 성령의 감도로 마리아가 주님의 어머니가 되셨다는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주 하느님의 섭리와 안배로 성령께서 임하시어 예수 아기를 잉태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연히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아기인 세례자 요한이 자신의 뱃속에서 즐겨 반기느라 요동치고 있다는 사실을 증거 중의 하나로 마리아와 거기 있는 이들에게 제시합니다. 그러면서 마리아를 행복한 여인으로 칭합니다. 그 행복의 이유는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받아들인 믿음입니다. 자신의 남편 즈카르야는 주님의 말씀을 기꺼이 믿고 받아들이지 못해 임시적으로 벙어리가 되었건만, 마리아는 그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여 주님의 어머니가 되었고 새 하늘과 새 땅의 역사를 여시었습니다. 아마도 마리아가 기꺼이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주 하느님은 또 다른 여인을 찾아 헤매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이미 그러한 마리아의 성성을 보시고 마리아를 태어나기 전부터 원죄없이 태어나도록 점지하셨는가 봅니다.

 

오늘 엘리사벳의 인사말을 되새겨 봅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우리는 거의 모두가 주님의 생애와 말씀과 행적이 낱낱이 적혀 있는 성경을 읽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읽는 성경 말씀을 우리 가슴 속에 차곡차곡 새겨 놓았다가, 내가 예기치 않은 일을 겪을 때마다 오늘 주 하느님께서 그 성경 말씀 중에 나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되새기면서 주님의 뜻을 찾습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는 내가 겪는 이 상황과 이 사건 속에서, 내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는지 헤아리게 됩니다. 그리고 마리아와 엘리사벳에게 임하셨던 바로 그 성령께서 오늘 나를 통해서 주 하느님의 구원사업을 이루어나가시도록 나를 봉헌합니다. 주 하느님께 나를 주님 구원의 도구로 봉헌하면서 참 기쁘고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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