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먹고 마시기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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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연 [enos1956] 쪽지 캡슐

2002-03-09 ㅣ No.157

 

  "요한의 제자들은 물론이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제자들까지도 자주 단식하며 기도하는데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합니까?" 하며 따지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

 셨다.

  "너희는 잔칫집에 온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도 그들을 단식하게 할 수

 있겠느냐? 이제 때가 오면 신랑을 빼앗길 것이니 그 때에는 그들도 단식을 할것이다."

                                                                      (루가 5:33~35)

 

  우리 남자 교우들은 본당의 회합이나 구역의 모임이 끝난후에 자주 술자리를 갖고 어울립

 니다. 이로 인하여 가끔 본당의 단체나 구역의 모임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

 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교우들은 영성적으로 회합이나 모임을 가진 후에, 집으로 가서 가

 족들과 화목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저와 같은 일부 교우들이 자

 주 친교의 시간(?)을 갖다 보니 가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성서를 보면 예수님의 제자들도 자주 먹고 마시는 것에 열중한것 같습니다. 이

 로 인하여, 그들도 비난을 받는 경우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더구나, 지금보다도 더욱 엄격

 하게 지키던 안식일에도 먹고 마셨으니 비난이 더욱 심했던것 같습니다. 물론 당시에 마시

 던것은 술이 아니고 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술도 포함되었던것 같

 습니다. 제가 성서연구를 하지 못했기에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고, 제가 성서를 인용하면서 까지 교우들과의 술자리를 합리화 시키려는 것은 아닙

 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이해하여야 할 것은 예수님 시대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사

 람이 모이는 곳에는, 특히 남자들이 모이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생기는 것 같습니

 다. 그런 모임을 갖는것을 비난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본당의 단체나 구역의 모임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것에는 문

 제가 있습니다. 어느 교우도 본질을 호도하면서 까지 술자리에 연연하거나, 본질을 망각한

 무분별한 술자리를 갖는것은 아닐것 입니다. 회합은 회합의 성격에 맞게 진지하게 갖고 있

 습니다. 또한, 억지로 싫어하는 교우까지 술자리로 끌어 들이는 경우도 없습니다. 저는 가

 끔 친교의 시간(?)으로 인한 비난의 말들을 접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아니, 화까지 날려고

 합니다.

 

  술자리가 싫어서 단체에 가입하기가 부담이 된다든지, 모임에 나가면 술자리에 끼어야 하

 기에 싫다든지 하는 말들을 들으면,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모두 성인들이고, 자신 스스로

 자제하면 그만인데, 또한 싫으면 술자리에 어울리지 않으면 그만인데, 무엇보다도, 억지로

 술자리에 끌어 들이지도 않는데, 왜 단체나 모임 자체를 비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레지오 마리애가 가장 비난의 대상으로 떠오르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

 된 선입감입니다. 레지오 마리애만큼 엄격하고 절제된 단체도 없을것 같습니다. 그런 단체

 에서 무분별하게 술자리를 갖는것은 아닙니다. 단, 본당의 단체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면서

 남자 교우들도 가장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많을 뿐 입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

 로서 술자리를 갖는것이 아니고, 단지 같은 남자 교우들끼리 어울리는 것으로 이해애 주시

 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남자로서, 동네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주로 회

 사나 동창, 친구들과 어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술자리의 규모도 크고, 시

 간이나 비용도 많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교우들과 모여서 마시는 경우에는 아주 간단하게

 마시는 정도입니다. 그것도 동네에서 마시니 얼마나 편안하고 간단합니까?

 

  교우들끼리 모이는 술자리에서는 신앙적인 대화가 주를 이룹니다. 이런것 까지 비난을 받

 아야 한다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 교우들이 예수님의 제자들 보다는 못할지 모르지만 그

 래도, 술자리를 통해서도, 신앙을 성숙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남자 교우들이 "먹고 마시기

 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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