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저희가 용서하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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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연 [enos1956] 쪽지 캡슐

2002-03-25 ㅣ No.196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저는 외우고 있는 기도문이 별로 없습니다.

   그나마 외우는 기도문은,

   위의 "주님의 기도"와 "사도신경" 정도입니다.

   그런데, 저는 "주님의 기도"를 드릴때마다 죄스런 마음을 가집니다.

   거짓 기도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내용은 다 제 마음과 맞는데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이 부분은 저의 마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용서하오니"라고 하며, "용서하시고"라고 청하니

   얼마나 뻔뻔스런 위선을 저지르는 기도입니까?

 

   예수님께서 저희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에

   하필이면 그토록 하기 어려운 것을 넣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그 부분만 빼놓고 할 수도 없고,

   "주님의 기도" 자체를 안할 수도 없으니,

   결국 거짓 기도를 드리는 위선자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인 사랑의 실천도 어렵지만,

   저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언제쯤에나,

   진심으로 남을 용서하는 마음을 갖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사순시기를 보내고 부활대축일을 맞이하면서,

   또 다시 다짐해 봅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를

   떳떳하게 말씀드릴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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