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사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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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bkkim] 쪽지 캡슐

2000-10-27 ㅣ No.520

그 시작이 반드시 나 자신으로부터여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사랑은 물론 나 자신이 주체가 되어 그 대상과 함께 완성하는 것이겠지요. 말로는 누군가 한번만 더 옆구리를 찔러준다면 (그것이 길에서 쫓아오는 낯모를 이라도) 엎어지겠다고 하지만 아직도 내가 좋아야 좋은거다라도 믿고있는 것은 아닌가요?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해야 행복하고, 여자는 자신에게 매달리는 남자에게 가야만 행복하다는 통설에 목숨을 걸고있지는 않은지... 심지어 자신이 너무 까탈스러워 누군가를 사랑하기가 너무 힘들거나 떠난 님에게 아직도 춘향이의 정조를 고집하거나 웬만큼 너그러운 이가 아니면 누구도 반하기 힘든 조건을 가지고도 말이지요. 이런 경우 누군가 자신의 주위에서 촉촉히 젖은 눈망울로 끈적한 시선을 보내며 무언의 신호를 보내고 있어도 알아보기 힘들겠죠? 자신은 별로 염두에도 두지않던 이었기에 싸늘한 시선으로 그 혹은 그녀의 애절함을 무안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요. 이런 느닷없는 얘기에 또 누군가는 제게 다가와 혹시 누군가를 짝사랑하고 있느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별로 크게 쓸모없는 얘기는 '인형의 꿈'이라는 가요를 듣다가 새삼스레 그 곡의 화자가 너무 불짱해서(짱 불쌍하다는 정도의 의미) 떠올려본 얘기일 뿐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제가 귀도처럼 아버지여서겠습니까, 자식이 있어서겠습니까... 그저 본당의 청년들의 편균연령을 높이고 있는 제 자신을 반성하며 늘어놓은 잡담일 뿐이지요. P.S. 다음부터 코스모스니 장미니 하는 얘기는 다시는 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께서 퍼부우실 비난이 두려워 미리 약속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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