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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상이에게... 성탄절이야기 두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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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수 [piazzang] 쪽지 캡슐

1999-12-01 ㅣ No.514

첫번째 이야기에대한 반응이 생각보단 좋군요.

게다가 추천 까지 해주고...

성탄절에 관한 이야기 몇번 더 올릴께요.

제목은 <극상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성탄절이야기> 이지만

가좌동 청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동화 입니다.

많이들 읽어 주시고 다음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아기별 팅크

 

  옛날에는 오늘날처럼 이렇게 많은 별들이 없었단다. 그때는 세상이 지금보다 작아서 밤하늘을 수놓기 위해 지금처럼 많은 별들이 필요하지도 않았어. 또 반딧불이 많아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 그리고 별들은 모두 각자의 위치에 붙박여 있었어. 하늘 나라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대장별이 밤마다 모든 별들을 모아 놓고 각자의 위치를 정해 줬단다.

  대장별은 어떤 장소에 어떤 빛을 내는 별이 필요한지를 훤하게 알고 있었단다. 그래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장소에는 가장나이 많고 경험이 풍부한 <밝은별>을 내보냈지. 또 많은 기술과 지식이 필요한 장소에는 그 다음으로 경험이 많은 <반짝별>을 내보냈어. 그리고 그 밖의 밤하늘에는 아직 어리고 훈련중인 <보통별>들을 내보냈지. 그러고도 아직 장소가 남았거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대장별은 언제나 망설이면서도 <아기별>들을 내보내곤 했단다.

  너도 짐작하겠지만 아기별들은 작고 어린 별들이라 경험도 별로 없단다. 아기별들 중에는 아주 어린 별들도 많단다. 그 들 중에는 가끔 떨어져서 깨어지기도 하구 밀크 셰이크를 쏟기도 하고, 심지어는 자기 양말을 어디에 벗어 두었는지도 모르는 아기별도 있단다. 그런 잘못을 저지르는 아기별은 그 벌로 자기 방에 잠시 동안 갇히는 신세가 되기도 하지. 그렇지만 대부분의 아기별들은 대장별이 시키는 대로 얌전하게 굴고, 자신이 맡은 일들을 잘해 나가면서 성장한단다.

 

  먼 옛날, 그날 밤에도 대장별은 별들에게 모두 각자의 위치를 정해주고 내보냈단다. 아주 깊은 밤이라, 대부분의 별이 밖으로 나가고 몇몇 아기별들만 남게 되었지. 그런데 갑자기 긴급 전언을 알리는 별똥별이 날아온 거야! 그 별똥별이 소리쳤어.

 「비상! 비상! 베들레헴 구유에 가장 밝은 별을 즉시 내보내요! 긴급 상황이오!」

  대장별은 가슴이 철렁했어. 이런 늦은 시각에 긴급 상황이  떨어지다니! 이 일을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경험도 거의 없는, 작고 어린 아기별에게 어떻게 이런 긴급 상황을 맡긴단 말인가? 그래서 대장별은 끙끙 앓으며 고민하기 시작했지. 그렇지만 고민을 하면 할수록 걱정만 늘어갈 따름이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기별들 중에서 그래도 가장 큰 녀석을 내보려고 결심하려는 찰나, 누가 대장별의 어깨를 툭 치는 것이었어. 돌아보니 아기별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팅크>란 녀석이었어.

 

 「왜 그러니?」

  대장별이 시답지 않게 물었단다.

 「도와드리고 싶어요, 대장별님.」

  팅크가 깜찍한 목소리로 대답했단다.

  대장별이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껄껄 웃었지. 다른 아기별들도 까르르 웃어댔어. 글쎄, 가장 어린 팅크가 뭘 어떻게 돕겠다는 거니? 감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전 할 수 있어요, 대장별님. 자신이 있다구요.」

  대장별은 그 용기가 하도 가상해서 팅크의 어깨를 톡톡 쳐주며 말했단다.

 「말만 들어도 고맙다, 팅크. 그렇지만 이건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다. 너희들 중에서 가장 큰 아이도 이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빛을 발산하지 못해. 넌 돌아가서 내가 다시 부를 때까지‥‥‥‥」

 「틀림없이 해낼 수 있다니깐요! 제게 한번만 기회를 줘보세요.」

  팅크는 계속 우겨댔단다.

 「전 매우 용감하고 영리해요. 틀림없이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낼 거예요.」

  팅크는 주위의 아기별들을 돌아보곤 다시 우겼단다.

 「그리고 아무도 그 일을 맡으려 하지 않잖아요.」

  대장별은 뒷전에서 비겁하게 꼬리를 사리고 있는 다른 아기별들을 돌아보고는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 비록 가장 어리고 경험도 없는 팅크지만, 대장별은 그를 보내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좋아, 팅크. 베들레헴은 저쪽 방향이다. 이 일 때문에 아마도 나는 해고를 당하겠지만, 지금 나한테는 너밖에 없구나.」

대장별은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명령했단다.

 「늦었다. 빨리 서둘러라.」

 

  팅크는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짐작도 할 수 없었어. 그래서 그는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은하수 길을 달려가기 시작했단다. 방향도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갑자기 유성과 혜성들이 눈앞으로 튀어나오는 바람에, 팅크는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었어. 팅크는 있는 힘을 다해 베들레헴으로 달려  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줄곧 어떻게 하면 가장 밝은 별들보다  기가 더 밝게 빛을 낼 수 있을까 하고 골똘히 생각했단다.

 

  베들레헴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팅크는 마침내 멋진 아이디어 하나를 생각해 냈단다. 그는 그 작은 마을의 변두리 상공에서 빛나고 있는 밝은별 하나를 만났어.

 「안녕하세요, 밝은별님.」

  팅크는 깜찍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단다.

 「네가 여기엔 웬일이냐?」

  밝은별이 놀란 얼굴로 팅크에게 물었지.

 「대장별로부터 임무를 부여받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없어요.」

  밝은별은 빙그레 웃으며 팅크를 바라보았어. 대장별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이렇게 어리고 경험 없는 아기별에게 임무를 부여했을까 하고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던 거야. 그래서 그는 팅크에게 물었어.

 「임무? 무슨 임무?」

  팅크는 밝은별에게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단다.

 「당신이 도와주셔야 해요.」

  팅크는 자신의 계획을 밝은별에게 설명했지. 밝은별은 빙르레 미소를 지으며 팅크의 계획을 칭찬했단다.

 「정말 그렇게만 하면 밝은 정도가 아니라 눈이 부시겠구나,  팅크!」

 「그렇죠? 멋진 아이디어죠?」

  팅크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어.

 「그렇다면 빨리 이 근처에 있는 밝은별들에게 달려가서 알려야지. 서둘러야겠다. 사람들이 지금쯤은 너를 몹시 찾고 있을지도 몰라!」

 「정말 그럴 거예요. 우린 이 일을 멋지게 해낼 수 있어요!」

  팅크는 신이 나서 소리치고는 근처에 있는 다른 밝은별들을 찾아 나섰단다.

  팅크는 첫번째 밝은별이 가르쳐 준 위치에 있는 다른 세 개의 밝은별들을 찾아가서 똑같은 설명을 해주고 도움을 요청했어. 세 개의 다른 밝은별들도 팅크의 아이디어를 몹시 칭찬하며 찬성한다는 뜻으로 빛을 반짝였단다.

 

  팅크는 다시 한번 대장별이 가르쳐 준 방향을 돌아보았지. 그리고는 베들레헴의 작은 마을에 있는 마구간 위의 높다란 창공에 자리잡기 위해서 힘껏 달려갔단다.

  팅크는 밤하늘의 높은 위치에 자리를 잡은 후 땅 위를 내려다보았지. 사람들은 예언자들이 말한 인도의 별이 어디쯤에 있나 하고 이따금씩 밤하늘을 쳐다보곤 했어.

  팅크는 몹시 피곤해 보이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여인숙 뒤쪽에 있는 마구간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단다. 그리고 들판에서 양을 지키고 있는 목동들을 볼 수 있었어. 그뿐

인 줄 아니?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낙타를 탄 동방 박사 세 사람이 귀한 선물처럼 보이는 물건을 가지고 오른 것을 볼 수 있었단다. 그 사람들은 모두 팅크가 나타나기만을 이제나저제다 하고 기다리고 있었지. 팅크는 이제 서둘러서 자신의 계획을 실시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단다.

 

  팅크는 천천히 그리고 몹시 조심스럽게 주머니 속에서 거울 하나를 꺼내 들었지.  팅크는 먼 밤하늘을 바라보며, 조금 전에 약속했던 네 개의 밝은별들을 향해 반짝반짝 신호를 보냈어. 밝은별들은 아기별의 그 신호를 받자, 자신들의 별빛을 일제히 팅크가 들고 있는 거울을 향해 보내 왔단다. 팅크는 거울로 밝은별들의 빛을 모아 반사하면서 자신도 힘껏 빛을 내뿜기 시작했지. 그 순간, 팅크는 갑자기 거울을 놓쳐 버리고 말았단다!

 「오, 안 돼 !」

  팅크는 비명을 지르며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는 거울을 바리 보았지.

 「이젠 저 사람들을 마구간까지 인도할 수 없게 되었어!」

  그 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어.

  팅크는 유성처럼 거울의 뒤를 따라 내려갔어. 내려가면서 팅크는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던 풍선껌을 꺼내어 입안에 우겨 넣고는 급하게 씹어대기 시작했단다. 껌이 어느 정도 말랑말랑해지자, 팅크는 다시 주머니 속에서 긴 연실을 꺼내어 껌 덩어리를 그 실의 한쪽 끝에다 단단히 붙였지. 그리고는 투수가 공을 던지듯이, 젖먹은 힘까지 다 내어 그 껌 덩어리를 거울을 향해 힘껏 내던졌단다.

  거울이 땅에 떨어져 수백만 조각으로 깨어지기 직전에, 팅크가 던진 껌 덩어리는 거울에 찰싹 달라붙었단다. 팅크는 재빨리 연실을 거둬들였지. 그는 거울에 붙은 껌을 떼어 내면서, 급히 베들레헴의 밤하늘 위로높이 솟아올랐단다.

 

  밝은별들은 팅크가 한 일을 보고 감탄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 그들은 더욱 열심히 밝은 별빛을 팅크에게 보내 주었지. 팅크는 알맞는 각도로 거울을 들고 그들의 밝은 별빛을 받아 자신의 빛과 함께 땅으로 반사했단다. 그리하여 베들레헴의 조그마한 마구간 위 밤하늘에 찬란한 빛을 내뿜는 가장 밝은 별 하나가 나타나게 된 거란다.

하늘은 갑자기 눈부신 빛으로 가득 차게 되었지. 피곤에 지친 부부도 마구간 창문으로 환한 밤하늘을 쳐다보았단다. 들판에서 졸고 있던 양치기들도 잠에서 깨어나 찬란하게 빛나는 별을 바라보았지. 낙타 위의 동방 박사들은 그 별을 보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단다. 바로 그 순간, 새로 태어난 아기의 울음소리로 그날 밤은 온통 세례를 받게 되었단다.

  멀리 하늘의 다른 모퉁이에서는 대장별이 눈부신 별빛을 보면서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었지. 뿐만 아니라 그가 아직 아기별이었던 시절에 들었던 천사들의 아름다운목소리와 감미로운 음악소리도 들을 수 있었단다. 대장별은 아기별 팅크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를 잘해 냈다는 것을 앓고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지. 그는 또한 성경에서 읽은 적이 있는 <한 아기가  그들을 인도하리라.>라는 구절을 기억해 냈단다.

 팅크도 음악소리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단다. 하지만 그는 너무 바빠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지. 그는 거울을 꽉 붙잡고 네 개의 밝은별들이 보내 주는 별빛과 자신의 빛을모두 합하여 첫번째 크리스마스를 맞는 베들레헴의 작은 마을과 마구간을 환하게 비춰 주고 있었단다.

 

  그러니까 이다음에 아빠랑 캠핑을 나가게 되거든 밤하늘을 자세히 좀 살펴보란 말이야. 혹시 팅크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팅크도 이젠 많이 자랐을 거야. 소문에 의하면 팅크가 지금은 대장별이 되었대. 옛날과는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팅크는 아직도 자기 자리를 떠나 이따금 밖으로 나와서, 너처럼 멋진 아이에게 별빛을 비춰 주기를 무척 좋아한다더군.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트리에다 별을 만들어서 매다는 이유도 팅크에 관한 이야기를 기억하기 위해서라고들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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