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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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정 [cecil11] 쪽지 캡슐

2000-03-14 ㅣ No.2034

지난 주말에 선택에 다녀왔습니다.

 

속함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지만, 제가 얼마나 속함을 원하고 있었는지, 또 다른 이들과의 속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제 자신을 찾는 과정 속에 고립되어가고 있던 저에게 너무나 소중한 경험과 가르침이었습니다.

또 그 속함의 기본이 되는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지식적으로만 알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너무 당연시 여겨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가족들의 사랑. 내가 표현해야할 사랑....

 

 

 

그곳에서 저는 가슴 속 답답함을, 저의 상처를, 저의 불만족스러운 모습들을 모두 털어버렸습니다. 낯선 이들과의 나눔 속에서 저는 무거운 짐을 덜 수 있었고, 소중한 만남들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이전의 저는 상처를 두려워했습니다. 부정하려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택을 통해 상처란 결국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고, 이로써 사랑이 더욱 굳건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제가 기다리고 있던 사랑이 이미 전 부터 제 안에서, 제 곁에서 머물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의 상처를 받아들일 수 있었고, 진정한 용서를 알 수 있었고, 저를 숨막히게하던 저의 모습을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오랫동안 무뎌져 있던 제 자신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이것은 당신의 탓이다.

왜 머릿속으로는 정리되는 모든 것들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시지 않는가.

이런 거만함을 떨며, 하느님의 시선에 대해 눈을 감아버리고 있었던 저였습니다.

 

그러나, 선택을 통해 제가 다시 당신의 사랑안에 머물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마지막 파견 미사 때, 부모님께서 배웅을 나와주셨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부모님의 출현에 저는 당황스러웠습니다.

쑥스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치더군요.

미사가 시작되기전 찔금거리는 눈물을 참기 어려웠습니다.

가슴 떨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부모님께서 이 자리에 오셨는지. 왜 오셨는지...

왜 혼자 잘났다고 나다니던 딸을 위해, 가족에게 무심한 딸을 위해 이 자리에 오셨는지..

순간 저는 사랑이란 것을 느꼈습니다.

모든 것을 덮어주고 받아들여주는 그 사랑...

부모님의 사랑... 또 이와 같을 하느님의 사랑...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저는 하느님을 향해 다시 눈뜰 수가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저를 데려가주신 최신부님, 선택 가족들, 그리고 하느님께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또 헬레나에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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