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 게시판
새댁 친정집 찾아 가든 날 |
---|
한 발 내디디면 무릎까지 차오르는 눈 들판 고개 들면 산들 뿐인데 새댁은 남편, 아이 둘 다리고 시집 간 지 세 돌 만에 친정 부모 찾아간다. 산과 들엔 눈뿐인데 새찬 비바람 눈보라 속에 묻혀 애처로히 고개 내밀어 숨 쉬면서도 잘 버티고 서 있는 덤숭덤숭 나무들 이 겨울 잘 버티면 새 봄에 아름다운 나무에 움이 트고 들꽃들이 둘러쳐진 외딴 집 사방에 꽃 향기 피우리. 졸졸졸 맑고 찬 계곡의 물이 내를 따라 흐르는 그 곳은 내 어버이가 사시는 곳이라네. 외손자 할머니 할아버니 쪽볼에 뽀뽀뽀 이리뛰고 저리뛰고 좁은 방구들 내려앉을 라! 정신없네 하면서도 귀여워서 또 뽀뽀뽀 사람구경 어려운데 그것도 내 새끼들 아이고 좋아라 하시든 할아버지는 저세상 가고 할머니는 허리굽은 몸으로 한 발짝 두발짝도 힘들어 오늘을 외로히 세월따라 사신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