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동성당 게시판

추억의 옥수수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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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남 [theresa99] 쪽지 캡슐

2001-07-11 ㅣ No.2266

 

       †찬미예수님

 

  어느날 동네 제과점에서 빵을 고르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내가 어려서 먹어본 빵과 비슷한 것을 발견하였다. 모양는 다르지만 색깔이 아주 비슷하고 먹음직한 느낌이 들어 그것을 하나 사가지고 왔다.

그 빵맛은 내가 어렸을 적에 먹었던 바로 그 빵맛이었다. 그 이후로 제과점 들를때마다     그빵을 꼭 하나씩 사 갖고 왔다. 내가 그 빵을 먹는 것을 보고 우리딸이 한번 먹어보더니 엄마는 이빵을 무슨 맛으로 먹냐며 다시는 먹지 않았다.

 ’엄마는 그 빵을 맛으로 먹는게 아니라 추억으로 먹는단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마음을 너희는 모를 것이다’하고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나는 초등학교를 시골에서 다녔다. 요즘은 지방도 하루가 다르게 개발의 바람이 일고 가는 곳마다 빌딩이 들어서고 문명의 혜택을 받아 도시화 되어간다. 하지만 그 당시는 그렇지가 못하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쯤의 일인것 같다. 내 바로 위에 2살 더 먹은 오빠가 있다. 그 당시에는 시골학교에서는 무료 급식으로 옥수수빵이 배급됐었다. 그것도 학생인원의 20%만 배급 되는 바람에 그날청소 당번에 한하여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오빠 청소하는 날이 언제인가 체크해 놓았다가 그날이 되면 오빠가 올때까지 대문앞에서 눈이 빠지게 기다렸다. 오빠도 그 어린나이에 그 빵이 먹고 싶었을 텐데, 집에 있는 동생을 생각하여 먹지 않고 꼭 집에 갖고 와선 우리에게 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오빠가 우리들을 굉장히 생각한것 같다. 그 당시에는 어느집 할것 없이 못사는 시절이라 지천에 깔려있는 자연식 외엔 별다른 간식거리도 없었으니 그 빵이 얼마나 진귀하고 맛있었는지 모른다.

 

지금까지도 기억에 새롭습니다. 그게 벌써 35년전의 일입니다.

그때의 빵은 지금의 빵맛과는 비교도 안되지만 그래도 나는 그것을 음미하며 잠시나마 그 때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추억의 옥수수빵을 먹으면서 옛날을 회상합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좋은 환경에다 좋은 음식과 다양한 먹거리를 원하는대로 부족함 없이 먹습니다. 풍족한 이 환경에서 이 다음에 우리 아이들이 내 나이쯤 되었을 때 그 아이들은 어렸을 적의 추억으로 무엇을 가지게 될까?

옥수수빵을 먹으며 비록 가난한 시절의 추억일 망정 저는 아름다운 회상을 되씹는 아련함을 맛봅니다.

 

 

 

 

    항상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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