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aqua]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위해 요리를 하시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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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 [aquamarine] 쪽지 캡슐

2001-05-11 ㅣ No.1244

가끔 TV에서도 나왔던 얘기인데...

작년에 재수하면서 이 할아버지를 가끔 지하철에서 만났었더랬죠...

이 할아버지를 굉장히 성격이 활발해서

주위에 앉은 사람들에게 말도 걸고 애기도 하고...

어느 날인가 제 옆에 앉으셨는데... 제가 먼저 말을 걸었죠...

"할아버지 맨날 뵙는데...전에 보니까 제빵 기술 배우시는 것 같던데..."

그러자 할아버지가 대답하시더라구요...

"으응~ 나 우리 할멈 줄라고.. 나 텔레비전에도 나왔었어..."

전 그 전에 그 내용을 봤었던 지라...

"아~ 저도 그거 봤어요.. 양평인가에 사시져..?"

"응~"

"거기서 다니실려면 힘들지 않으세요...?"

(할아버지가 내리시는 곳은 저와 같은 노량진이어쬬...)

"하나도 안 힘들어..."

제가 TV에서 봤을 때도 할아버지의 부인이신 할머니는 몸이 많이 않 좋으셨다는데...

얼마전엔 TV를 보니까 할머니가 치매에 걸린지 1년 정도 됐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요즘 배우는 건 양식이구요...

할머니가 입맛이 굉장히 까다로우셔서... 하하...

갑자기 이 얘기를 왜 하느냐하면...

오늘 학교 갔다 오다가 청량리에서...

(노량진 갔다가 댁에 가시려면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셔야겠죠...?)

할아버지를 뵈었어요...

할아버지가 못 알아 보실까봐 아는 척은 못했는데...

오늘 뵈니까 할아버지가 할머니 손을 꼭 붙잡고 지하철에서 내리시더라구요...

기분이 웬지... 좋아지더라구요~

할아버지,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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