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전례:성당 중심은 감실?(1)<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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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국 [petertel] 쪽지 캡슐

2001-01-22 ㅣ No.396

오늘날 각 성당에서는 신자들이 제대와 감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일을 자주 볼 수 있음은 무슨 까닭일까요?

신부님께서는 이전에 제대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시면서 성당의 중심은 제대이므로 성당 안에 들어설 때 제대를 향해 인사하는 것이 옳다는 뜻의 글을 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많은 본당에서는 제대가 아닌 감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알기 위해 본당신부님께 여쭈었더니, 전례 중에는 제대가 중심이 되는 것이지만 전례를 드리지 않을 때에는 감실이 중심이 된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성당의 중심이 때에 따라 변한다는 말이 어쩐지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신부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제대와 감실의 싸움?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성당들 구조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즉, 감실이 제대 뒤 성당 벽 중앙에 놓여 있거나 아니면 제대 왼쪽이나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 본당 수녀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 수녀님이 계신 성당은 감실이 제대 바로 뒤 성당 벽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제의방에서 나와 제대와 감실 사이를 지나가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제대에 등돌린 채 감실에 인사하려다 보니 갑자기 "성당의 중심은 제대이다"라고 교육받았던 생각이 나더랍니다. 그래서 다시 몸을 돌려 감실을 뒤로 한 채 제대를 향해 인사를 하고 그냥 지나치려는데 왠지 감실 안에 모셔진 예수님께 죄스런 마음이 들어 다시 몸을 돌려 감실을 향해서 인사를 하고서야 그 사이를 빠져 나왔다고 합니다. 마침 본당신부님이 성당 안에 들어오셨다가 그 광경을 보시고는 수녀님을 불러 그 까닭을 묻기에 사실대로 이야기하니 그 본당신부님 왈, "수녀님, 전례중에는 물론 제대가 중심이 되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아무 전례도 거행되지 않으니까 당연히 예수님이 계신 감실이 중심이 아니겠어요?" 하시더랍니다.

 

신학원에서 저한테 "성당의 중심은 제대이다"라고 단단히 교육받은 그 수녀님, 본당신부님 말씀을 거역하기도 쉽지 않은 일, 그래서 그 다음부터 감실과 제대 사이의 지름길을 포기하고 제대 앞으로 지나가기로 결심하셨답니다. 제대 바로 뒤에 감실이 있으니, 제대에다 절한 것인지 아니면 감실에다 절한 것인지 본당신부님은 알 수 없을 것이요, 또 한 번으로 제대와 감실 모두에 인사한 격이니 일석이조가 아니냐며 웃으시던 그 수녀님이 생각납니다. 제대와 감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서로 다투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닐진대, 오늘날 각 성당에서는 신자들이 제대와 감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일을 자주 볼 수 있음은 무슨 까닭일까요?(계속)

 

전문을 보실분은 왜관수도원 김인영 신부님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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