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전례:성당중심은 감실?(3)<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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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국 [petertel] 쪽지 캡슐

2001-01-22 ㅣ No.398

무엇이 문제인가?

성당은 하나의 건축물이긴 하지만, 그 구조나 장식은 언제나 그 시대의 신학과 신심을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고딕식 건축 양식은 전적으로 하느님께로 눈길을 돌리고 그분만을 중심으로 삼았던 중세에 꽃핀 양식입니다. 화려한 장식이 주를 이루는 로코코, 바로크 양식의 성당은, 신앙 생활이 내적으로보다는 외양적인 데로 흐른 중세 후기에 발달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성당들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신앙의 자리를 어느 정도나마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지어진 성당은 과장된 성체신심으로 인해 감실이 성당의 주인공인 양 배치되고 장식되었으며, 대부분 제대 위나 제대 바로 뒤 성당 중앙 벽에 자리잡았습니다. 영성체하기보다는 성체공경을 더 좋아하던, 신앙 생활의 실천보다는 미사의 의무를 더 강조하던, 말씀에 따라 사는 삶보다는 정적인 성체조배를 더 강조하던 당시의 신앙인의 모습이 이렇듯 감실이 주가 되는 성당 구조를 만들어 내었던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러한 잘못된 신심을 일소하고 말씀이 주가 되는 신앙, 성찬례를 중심으로 하는 신앙 생활, 행동하는 신앙을 강조하면서 전례도 이에 맞추어 개혁되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의회 이후에 지은 소위 현대식 성당은 외양이나 내부 장식에서 변화가 있을 뿐, 여전히 감실이 주가 되는 옛 구조를 그대로 받아들여 공의회 이전의 왜곡된 신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성당 구조가 이러하니 신자들은 여전히 성찬례 자체보다는 감실 안에 모셔진 성체를 공경하는 데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성당 안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감실과 그 옆에 켜둔 감실등이니, 자연히 거기에 신경을 쓰게 되어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아무리 말로는 말씀이 우리의 중심이다, 성찬례가 우리 신앙의 원천이다 해보았자 정작 신자들의 마음에 와닿는 것은 감실과 그 안에 모셔진 성체입니다.

 

말씀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는 하나 우리 신자들의 성서에 대한 관심은 어떠합니까? 미사에 참석하는 것은 단지 주일 의무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화려한 장식으로 이루어진 감실에 비해 말씀이 선포되는 독서대는 사정이 어떠합니까? 감실 안에 책이나 잡동사니를 넣어둔다면 펄쩍 뛸 우리들이 독서대는 어떤 식으로 관리하고 있습니까? 심지어 제대마저도 소홀히 취급하고 있지는 않습니까?(계속)

 

전문을 보실분은 왜관수도원 김인영 신부님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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