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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재를 뿌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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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셉 [jioseph] 쪽지 캡슐

2001-02-28 ㅣ No.2617

재의 수요일,  빠스카 시기, 사순시기의 시작.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 자기 만족을 위한 선행, 자선, 기도, 단식은 더 이상  

 

선행도, 자선도, 기도도, 단식도 아닙니다. 그와 같이 본 목적에 위배되는

 

불순한 행위는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게 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마음과

 

지향이 없는 행위는 겉 껍데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할 때 남들에게 자신의 경건함을 드러내기

 

위해 애쓰는 잘못을 범하지 말라고 충고하십니다. 한마디로 위선자가 되지 말라는말씀이겠죠.

 

그래서 그런가요? 신자들 중에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멀리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위선 보다 더 나쁜 것이 위악(僞惡)입니다. 위선은 선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기나 하지 위악은

 

그마저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서 하신 말씀은 제대로 된, 마음과 정성이 담긴,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하라는 것이지 하지말라는 말씀이 아닐 것입니다.

 

실천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듯이 자선과 기도와 단식이 소홀히 취급되는 신앙 생활은

 

 

하느님과의 관계에도 건조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따라서 자신의 삶도 생기가 부족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선은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이웃들과의 나눔이고 기도는 하느님과의 내밀한

 

만남이며 단식은 희생과 보속의 표현입니다.

 

살아 있는 신앙생활로 믿음의 열매를 풍성히 맺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예수님, 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회개하고 단식하면서 바치는 저희들의 기도  

 

가 그리 놀라운 것도 아니고 새로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부끄럽습니

 

다. 여전히 믿음이 부족하고 급할 때만 당신을 부르며 당신께 매달리는

 

어린아이와 같은 신앙심을 가진 자신을 돌아봅니다. 자신에게는 너그럽

 

고 이웃에게는 인색하게 굴었던 삶을 돌아 봅니다. 불평과 편견을 가지

 

고 쉽게 남을 판단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가졌던 순간들을 돌아 봅니다.

 

행동보다는 말을 앞세우며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로 살아온 날들을 돌아

 

봅니다.

 

예수님. 이렇게도 부족한 저희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재의 수요일, 이마 위  

 

에 얹은 재처럼 회색빛 근심들을 가지고 살아가는 저희들을 어여삐 여기

 

소서.

 

예수님 저희들이 사순절 기간 동안 참 사랑에 눈뜨는 법을, 죽어서야 사는  

 

법을 십자가 앞에서 배우고 진리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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