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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annaj73] 쪽지 캡슐

2000-04-22 ㅣ No.1329

외눈박이 물고기 사랑

 

류 시 화

 

외눈박이 물고기 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 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 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 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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