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나른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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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석 [yeromi] 쪽지 캡슐

1999-07-18 ㅣ No.2120

요즘 나에겐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무엇에 쫓기는 것도 특별히 무엇을 해야할것도 없는 나에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거짓말을 한다.

그냥 하는일도 마음만큼 안돼서 그런것 같다고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이상해 진것 같다고..

 

사람들은 더이상 묻지 않는다.

관심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그대로의 나의 말을 믿으니까..

어쩌면 이제 물어봐도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하루하루가 가더니 누군가가 다시 물었다.

아직도 그러냐고.

 

난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거짓말을 해버린게 됐다.

그냥 웃어보였더니만

 

눈물을 흘리고 싶은데 속이 터져라 울어 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

눈물이 나오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혹 눈물이 나와도 흘려서는 안된다.

눈물 마저 말라버리면 더이상 무엇을 남겨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일요일 오후...

어떤 약속도 없는 나른한 일요일 오후

마음먹고 전화하면 물론 전화하기 전에 생각한다. 약속있겠지..

그래서 사람들은 말하나 보다

'혹시나 하고 걸어봤다고 뭐해? 어디야? 다음에 한번 봐야지.'

 

그래 시간 날때 전화해.

조용함이 찾아든다.

잠을 잘까? 하지만 자고 일어 난뒤에 내 정신의 맑음이 두렵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그것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할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더이상 내 것이 아닌게 되어버렸다.

 

zoom out

수많은 것들중에 하나로 보여질 뿐이다.

 

이젠 그 모든 것들을 지워내야만 한다.

그래야 한다는 것도 정말 내가 그것들을 위한다면 그럴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받아 들이기가 힘들다.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말로 할수 없기에 마음으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항상 말이 마음을 움직이려 한다.

그렇게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어떻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은 교리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이들이 나를 보고싶어 했을까?

하고 싶은 건 많았는데

해야 할것들이 많아서 하고 싶었던 것들이 밀리고 말았다.

이젠 꾹 참고 털어야만 하게 됐지만...

 

솔직해 질수 없냐고 물었다.

하지만 욕심이다. 간직하고 싶은 정확히 말하면 간직할수 밖에 없는 것들이

나의 솔직함으로 인해 깨어져 버릴 테니까..

 

7월 30-31일은 고2들만의 여행을 가는 날이다.

아이들이 좋다.

기다려진다.

밤을 새우며 잊지못할 추억들을 만들어 갈 것을 생각하면 말이다.

 

동생들이 4:4 한게임 하잖다 분명히 난 꼴등 할텐데.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

참 여러분 저에게 따뜻한 이야기 좀 보내 주실래요.

기다릴께요..

그리고 항상 이런 쓸데 없는 글들만 올려서 죄송합니다.

다음에 뭔가 새로운 것을 올릴까 생각 합니다.

기대해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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