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온 몸으로 느끼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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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완 [raph] 쪽지 캡슐

1999-11-16 ㅣ No.206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남에게 잘못을 하는 경우가 있겠죠.

그냥 스쳐갈 수 있는 실수와 상대방에게 눈물과 고통을 함께 주는 실수.

그것은 행동일 수도 있고 한치 혀로 내뱉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행위를 한 경우가 있다면 제 진심은 아닐 것이니 용서하십시오.

남을 향해 말을 하려니 우선 제 자신부터 반성해 봤습니다.

그리고 오늘 말하고 싶은 집단이기주의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우리 청량리성당은 지금 서울에 몇 안남은 공동묘지를 갖고 있는 본당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본당의 많은 교우들은 엄청난 혜택을 입고 있습니다. 타본당의 경우 초상이 났을 경우 상이난 당사자 뿐만아니라 본당 연령회에서도 묘지를 구해드리기 위해 이리저리 연락하느라 힘들어 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니 우리야 지난 30년동안 아무런 걱정없이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운이었습니까. 오죽하면 나이드신 분들중에는 이사를 가시고도 주소를 옮기지 않는 폐단까지 생기고 있겠습니까. 본당교우래야 묘지를 마음놓고 쓸 수 있는 상황이어서 그렇답니다. 이 묘지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기도를 하였습니까.

두 번에 걸쳐 매입한 묘지는 처음 사용하던 시절부터 군사지역에 들어있어 도로개설과 그후 추가 사용허가를 얻기위해 정말 매일같이 미사후에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를 위해 기도를 하였습니까. 내가 죽으면 들어가기위해 기도하였습니까. 우리중 누구든 돌아가시면 편히 사용하기 위해 몇년에 걸쳐 기도하였습니다. 정말 지겹다고 할 정도로 매달려 기도하였습니다.

 

이렇게 허가를 내어 사용하고 있는 묘지가 지금은 허가면적(총11만평의 땅중 허가는 5만5천평)의 많은 부분을 사용하여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된 것이죠. 얼마 안남은 이 묘지를 우리만 써야한다는 주장에 맞서, 외로이 정말 외로이 모든 교우들의 공유를 말하는 제가 지금 성당원로분들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굿뉴스에 들어와 공감대를 나누는 분들은 거의 젊은 분들이기에 그래도 가슴앓이를 나누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70년대에 제가 기도할 적에 같이 하신 모든 분들께서 지금 우리가 처한 이 상황에서 어떤 조언을 해 주실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하나는 묘지판매에 있어 교구가 처한 어려운 상황때문에 기득권을 가진 우리 같은 본당에서 촌지같은 행태가 이루어지지나 않나 하는 오해까지 받고 있음은 무척 마음을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

 

교회안에 많은 지성인 여러분,

서울대교구가 안고 있는 이 묘지문제에 있어 정말 훌륭한 해답은 없겠습니까.

 

추신: 상당수의 원로들께서는 현재 묘지를 예매한 상태입니다.그리고 올해 한해동안 순수하게 본당교우 중에서 새로 사용한 묘지의 수는 겨우 2기입니다.그러면 200기만 있어도 100년이고 400기는 200년, 600기가 있다면 300년동안 우리만 쓸 수 있다는 말인가요!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다볼산묘지를 보며 왜 우리는 내일의 일을 걱정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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