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또하나의 이별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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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 [myhappy7] 쪽지 캡슐

2000-02-03 ㅣ No.334

겨울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더욱 쓸쓸한 마음으로

저는 또 하나의 이별을 준비합니다.

미리 알고 준비하는 헤어짐임에도,

그리고 이미 많은 이별을 하면서 살아온 삶인데도,

아쉽고 허전함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우리 인간이 한 최초의 고백이 무엇인지 아시죠?

바로 사랑고백이었답니다.

하와를 맞이한 아담이

"드디어 나타났구나,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다"하며 기뻐했다는 성서말씀.

아담이 하와를 맞이하며,

만나면서 이렇게 외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기뻐했듯이,

이곳 청량리 본당과의 만남도 소중한 기쁨이었습니다.

처음에 이곳에 왔을때 소리높여 외치지 못했지만

만나고 헤어짐이 인생길이고 그러기에 그저 그것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함에도 아직 서투르기만 합니다.

그러나 이 서투름마저 그분께 봉헌하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이곳 모든분과의 만남이 그분으로인해 너무나 아름다울 수 있었듯이

이 헤어짐 역시 그분안에서 또 하나의 아름다움이 될 수 있기를. .....

많은 헤어짐을 하면서 한가지 배운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하느님 안에서 헤어짐. 이별은 없다는 것입니다.

서로 가까이 늘 함께 했던 그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지 못할 지라도,

하느님 안에서 우리가 살아간다면,

헤어짐의 아픔을 그리움의 애틋함으로,

보고픔의 간절함을

어느날 문득 맞이하게될 재회의 기쁨으로 이어주신다는 것을,

그리고 그 모든 순간순간 그분은 우리를 지켜주신다는 것을,

이제 확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모든분들께 요한 3서의 말씀을 전합니다.

 

" 나는 진정으로 그대를 사랑합니다.

  나는 사랑하는 그대가 하는 일이 모두 다 잘 되어가기를 빕니다.

  또 그대의 영혼과 마찬가지로 육신도 건강하기를 빕니다."

  아  멘               (요한3서 1,1-2)        김안나마리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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