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길고긴 어느가을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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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야 장
최 민 순
창 너머 한 그루 미루나무 달 빛이 하 맑아 더욱 서러워지는 애달픔인 것을
아득히 기러기 울음 소리는 몇 잎 그 잎새 떨구며 서리 찬 하늘을 떠나갔느뇨
어깨 으서지는듯 팔 다리 들쑤시고,
짤 짤 달아 오르는 신열에, 뼈끝 마디마디 시려오는 밤을 혼자서 - 다만 새워야 하는 이 밤이야 추야장 추야장 길기도 하여라. ...................... 눈 먼 딸 이라도....
이불 섶 여미어 주고 주무르는 손길을 아쉬워 하며 타도록 마른 입시울이 쓴 웃음을 지운다.
그 얼마나 사랑하던 고독이드뇨
내 언제고 이밤처럼 매양 안으로 쇠를 건 연옥의 캄캄한 어둠속에 임종이 호젓하리니
싸늘히 누워 있을 몸, 십자가를 이루어줄 아침 감실 안 호스찌아를 처음 닮아 보리라
그날 밤 너 벽에 시들은 빨마야 다음 성월회를 잊어도 좋으리니 별들의 합창 새로운 호산나를 읊조릴 즈음
나 - 다시 푸르러진 가지 너를 들고 저어기 은하수 건너서 님을 뵈러 가리라.
임종을 앞둔 신부님의 시편중에서...
오 효석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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