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겨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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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haein] 쪽지 캡슐

2002-01-17 ㅣ No.8513

겨울 밤바다.

멀찍이 서서 바라보았습니다.

가까이 가면

와락 안아버릴 것 같아서......

 

너무나 추운 靈魂.

 

검은 머리 풀고서

저 자신도 알 수 없는 깊이로

하염없이 왔다가

부질없이 뒷걸음치는...

 

발길마다 흘린 눈물은

하얀 재 되어 밤하늘에 날리고

절인 그리움은 검은 빛 되어

긴긴 밤을 하얗게 서성였습니다.....

 

무엇이 저토록 절절할까.

 

별빛의 잔잔한 사랑도

달빛의 은은한 사랑도 마다하고

소낙비의 열정적인 사랑도,

눈송이의 속삭임도 마다한 채.

 

무얼

저리도 원하는 것일까.

저 바다는......

 

한참을 서서,

갖은 말을 동원하여 위로하고,

온갖 미사여구로 감탄도 해보았건만.

 

너무나 추운 靈魂.

 

결국......

한 웅큼의 가슴으로 닦달했던 日常

제자리걸음으로 달렸던 어리석음.

한껏 일어선 꽁지의 자만을,

숨김없이 토해내었을 때......

 

울컥 솟구치던 따뜻한 촉촉함.

 

바다

겨울 밤바다는,

피폐해진 영혼의 추위,

얼룩진 감정의 타래를

말갛게 걸러주었습니다.

따뜻하게 녹여주었습니다.

 

자랑보다

감탄보다는,

나의 부끄러움을 더 사랑하던

바다......

허물을 덮어주느라

검은 빛이 되어준

겨울 밤바다......

 

두 손 모아

돌아서는 길에는

그리운 님이 어른거렸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나를 알고 있는,

그 모든 이가

그리운 님이 되어 출렁거렸습니다......

 

 

어느분이 제게 보내준 자작 시 입니다.

동해 바다를 다녀와서 지은 것이라는 군여.

아마도 많은 사연이 있는듯 한데...

저는 겨울바다를 보면서 이렇게 절절한 마음은

아니였던듯, 막연한 그림움과 파도의 장관을 보면서

아름다음과 그 자연의 장엄함에 감탄사만을 연발

내었을뿐........

사람마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에 따라

이렇게도 표현이 다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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