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실망에 대한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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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필 [sunfeel] 쪽지 캡슐

1999-12-06 ㅣ No.1260

실망에 대한 두려움

                              U. 샤퍼

 낙옆 지는 거리를

 그대와 함께 거닐며

 문득

 나 진정 그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혔습니다.

 

 순간

 현기증이 일어

 나는

 눈을 감고 멈춰 서야만 했습니다.

 

 생기를 되찾은

 봄 새처럼

 즐겁게 얘기하던 그대는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지요.

 

 우정의 등 돌림이 준 실망

 늘 흔들리기만 하는 감정

 주춤거리고만 있는 어리석음

 누가 내게 관심을 가져주랴 싶어

 움츠리기만 하는 나.

 배신을 당하면 어쩌나

 또 혼자가 되면 어쩌나

 또다시 괴로움을 맛보고 싶지 않다는

 자기 보호 본능이

 꿈틀거리며 머리를 듭니다.

 

 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느끼며

 생각하는지

 문을 닫아걸고 사는 것이

 이젠 몸에 배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대여,

 난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내가 나를 나누지 않으면

 진정한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를 변화시키는

 사랑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그대여,

 그대가 나의 그런 사람이 되어주십시오.

 

 

점심을 먹고 났더니 피로가 몰려오네요.

아래 올린글에 덧붙이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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