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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달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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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락 [qldgkrl] 쪽지 캡슐

2000-03-19 ㅣ No.1529

한참을 달리다가

조금 구불거리는 길 모퉁이에서 멈췄다.

그리 오래 달린 것 같진 않는데 왜 이리 숨이 찰까.

뒤돌아 보니

이미 출발지점은 보이질 않는다.

출발할때는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손을 맞잡고 떨려했던 친구들.

운동화끈을 매어주고 나의 등을 두드려주는

선배님과 후배들이 많았는데.

내가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나?

함께 출발한 친구도 하나 안보이네.

친구들이 올때까지 기다릴까?

그래 사실 난 지쳤어.

한번도 여유를 가지지 않고 달려왔거든.

곧 어둠이 오겠지.

날씨도 추워질거야.조금은 무섭기도 하겠지.

여기에서 머물러 있다면 날 사랑하는 이도

내가 사랑하는 이도 모두 날 잊겠지.

그래 일어나자.

나를 무겁게 누르던 흙먼지 같은 걱정은

털어버리고 뛰어 가자.

열심히 뛰어 가면

날 앞지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거야.

내 시야를 덮는 어둠이 아무리 날 괴롭혀도

날 아끼는 이들의 정말로 감사한 마음의 빛이

환히 비춰줄 것이고 나 또한 내 가슴속의 이야기를 노래하며 외로움을 달래거야.

자 이제 달리자.

나의 사랑에 우표를 붙이고

세상을 향해 띄우고

난 또 달리는 거야.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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