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어떤 프로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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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욱 [austin89] 쪽지 캡슐

1999-12-20 ㅣ No.227

1866년 겨울의 어느 날, 사랑에 빠진 도스토예프스키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안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전할까?’

갓스무살의 안나는 그가 구술하는 소설의 내용을 받아 적으면서 그의 일을 돕는 여류 속기사였는데,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며칠동안 안나를 보면서도 끝내 고백하지 못하던 그는 곰곰히 생각한 끝에 소설로 마음을 전하리라 생각했다.

다음날 안나는 소설 <죄와 벌>을 완성하기 위하여 그를 찾아왔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갑자기 영감에 젖은 것처럼 즉흥의 소설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우선 이야기의 주인공인 늙고 몸도 불편한 화가가 아름답고 젊고 예쁜 아가씨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에게 물었다.

"안나가 생각하기에 이런 사람을 사랑할 마음이 들 수 있을까?"

그러자 이 새로운 소설에 빠진 안나가 대답했다

"진실한 사랑 앞에서는 병이나 가난은 두려워할 대상이 못 됩니다. 물론 외모나 부유함도 마찬가지구요. 그의 사랑은 결코 헛되지 않을 거예요"

그의 말에 용기를 얻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이어 말했다.

"그러면 안나가 만약 그녀의 입장이고 내가 그 화가라면 당신은 내 사랑을 받아줄 수 있겠소?"

그제서야 그의 마음을 눈치 챈 안나는 당황했다

하지만 곧 침착함을 되찾은 뒤 이렇게 대답했다.

"저라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평생 사랑하겠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멋진 프로포즈를 안나가 승낙함으로써 1867년 그들은 마침내 결혼했다.

이 이야기는 잘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하여간 아름다운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얻고자하는 것이 물질적인 것이던 정신적인 것이던 또는 사람이던 간에 진정으로 얻으려고 노력하고 또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셨는지 생각해 보시고 혹시 없으시다면 같이 노력해 보심이 어떨런지요.

 

위의 도스토예프스키와 안나에 관한 글은 "좋은생각" 11월호에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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