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5주간 월요일 ’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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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3-05 ㅣ No.4587

사순 제5주간 월요일 ’21/03/22

 

나이가 들어가면서 약해지는 것은 단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약해지는 듯합니다. 과거의 잘못과 과오 그리고 미흡했던 순간들에 대한 기억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가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에 세워 놓고 예수님께 묻습니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요한 8,4-5)

 

예수님은 간음한 여인을 용서해주어라또는 벌을 주어라는 등의 말씀을 하시지 않고, 엉뚱하게도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7) 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눈에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라고 여기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발한답시고 나서는 이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또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죄를 짓고 과오를 저질렀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회개하기는커녕 다른 이들의 겉으로 드러난 죄에 대해 엄격하게 단죄하는 모습이 어처구니없어 보이셨는가 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에게 네가 저지른 과오를 생각해 볼 때, 감히 저 사람을 심판할 자격이 있느냐?’고 나무라시는 듯합니다.

 

그러시고는 마치 우리에게 미안해하고 무안하여 고개를 가릴 순간이라도 주시려는 듯이 다시 몸을 굽히시어 땅에 무엇인가 쓰셨다.”(8) 라고 합니다. 마치 예수님의 이런 행동의 뜻이라도 알아들은 듯,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갔다.”(9) 고 합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는 마침내 예수님만 남으시고 여자는 가운데에 그대로 서 있었다.”(9) 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다행히 주제 파악을 하고 떠나간 다음, 예수님께서는 몸을 일으키시고 그 여자에게 물으십니다.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10) 그러자 그 여자가 부끄러우면서도 천만다행이라는 안심 속에서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11) 하고 대답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께서 그 여인이 한 행동을 칭찬하거나 묵인하시고자 하신 뜻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인에게,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11) 라고 이르시며 돌려보내십니다.

 

죄는 미워하지만, 죄인은 용서하시는 예수님의 자비로운 사랑과 우리 죄인을 향한 예수님의 연민의 정을 담뿍 느낍니다. 간음하다 잡힌 여인에게 베풀어 주시는 자비를 바라보며, 우리의 지난 잘못과 과오를 다 용서하시고 늘 새롭게 다시 설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하시는 주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용서와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로, 우리 삶 속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는 죄악과 악습에서 벗어나 회개하고 주님께서 이르는 내 생애의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십자가의 길을 걸어 나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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