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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pa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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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록 [peterkauh] 쪽지 캡슐

2006-07-22 ㅣ No.5356

 

물이 증기 기관의 엔진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섭씨 100도를 넘어 끓어야 한다.

물이 100C를 넘지 못하면 엔진을 움직일 수증기를 생성하지 못하므로 증기 기관차는 단 1센티도 움직일 수 없다.  혹시 물에 열이 가해진다 해도 고작 60도 혹은 70 도에서 99도까지라면 아무리 많은 물이라도 열차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것을 미온 수, 즉 미지근한 물이라 한다.

 


열정이 없는 사람은 인생이라는 기관차를 고작 미지근한 물로 움직이려고 하는 사람이다.

 

생명이 식지는 않을망정 미온적인 사람의 기관차(인생)는 역동성이 없다.

현실이라는 끈적끈적한 진흙탕의 늪에 빠져 정체된 상태다. 그러니 변화가 있을 수 없다. 다만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에 휩쓸려 미동(微動)할 뿐이다. 실로 많은 인생이 그렇다.

그것을 미화하는 얘기들이 그런 인생을 위로한다. "무난한 게 좋은거야."

 

TV 볼 시간이 별로 없는 나는 가끔 놀란다. 음식점이나 사우나에 들려보면 생명의 문화가 아닌, 인간의 귀중한 시간을 죽이는  죽음(?)의 문화가 지배 영역을 넓혀가고 있음을 본다. 일부 무의미하기 그지없는 개그 코미디 프로나 드라마 일색의 체널들이 늘어가는 것 같다. 전파 매체가 남아도니 채울 것이 없어서인가 시간을 죽이며 의식을 무디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확대되는 것을 본다. 휴식도 활력도 주지 못하는, 침잠과 채념의 문화가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니 국가 경제가  조로(早老)와 빈사(瀕死)의 경지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닌지.  

 

기관차가 움직이기 위해선 물을 수증기로 바꿀 열(熱)이 필요하듯, 변화와 역동의 생명력이 있는 삶을 위해서는 끈끈한 진흙탕의 늪을 빠져나갈 힘, 열정(passion)이 필요하다. 열정이 즉 생명이며 은총이다. 

 

말로는 변화의 필요성에 공조하면서도 변화를 시도하는 열정을 조소하거나 그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그냥 그런대로 서로 속 편하게 지내자는 주의다. 적당한 공간에 무난히 먹고 살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 무난한 인생관들이 공동체와 사회를 침잠의 늪으로 끌고 가고 있다. 미온적인 소극주의만큼 가증스러운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나는 서슴치 않고, 무난하고 별 볼일 없는 미온주의자 보다 변화의 열정과 희망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도전의 실패자, 노숙자에게 걸 것이다.

 

변화에 공감하면서도 기득권에 안주하는 리더와 그에 영합하는 소인들은 사회와 공동체를 정체 상태에 묶어 놓는다. 그들은 변화를 거부할 명분을 찾기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진리를 호도한다.

마치 구약 시대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예언자들을 조소하던 이스라엘 백성들 처럼,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밖아 죽인 어둠과 정체에의 중독자들 처럼.       "항상 기뻐하라"는 "타성에 안주하라"가 아니다.

 

이 순간에도 시대의 바리사이들은 도처에, 그리고 내 안에 끈끈한 암흑의 진흙 구덩이를  만든다.

 

사랑하는 형제여,

그대가 지닌 기술과 지식, 정보, 신중성, 지능력, 그리고 성실성에

미온이 아닌, 100도를 넘는 열정을 더하시라.  모든 위대한 성취는 실로 불타는 가슴의 이야기, 변화의 얘기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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